벌 전갈 독으로 부작용 없이 암 치료법 개발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 발견

고대로부터 벌, 전갈, 뱀의 독은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기원전 14년 그리스의 작가인 플라이니 디 엘더는 ‘벌침 독을 대머리 치료를 위해 사용했다’고 기술했다. 700년 경에는 의사들이 서로마제국 샤를마뉴 황제의 통풍을 치료하기 위해 벌침을 이용했다.

중국의 전통 한의학에서도 간과 폐, 대장, 췌장암 등을 퇴치하기 위해 개구리 독을 사용했고, 쿠바의 대체의학자들도 뇌종양을 퇴치하는 데 전갈의 독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독을 주입했을 때 해로운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벌침의 경우에 벌침 독에 들어있는 주요 독소인 멜리틴이 세포막을 파괴하기 때문에 상처가 나고 염증이 생기게 된다. 또한 혈액을 엉겨 붙게 하고 심장 근육에 손상을 주며 건강한 신경세포에도 해를 끼친다.

독의 특성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 건강한 세포에도 똑같은 효과를 미치는 것이다. 이는 세포 손상과 심한 통증을 발생시키는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과 비슷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폭스31 뉴스는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이 독성분의 이러한 부작용을 없애면서 암세포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아주 초기 단계의 실험이기는 하지만 실험실 테스트에서 유방암과 악성 흑색종 세포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벌과 전갈, 뱀에서 발견되는 독과 거의 비슷한 합성성분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독에서 중요한 단백질과 펩티드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해 암 세포 성장을 멈추게 하는 데 사용했다. 연구팀의 다판얀 판 박사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독이 건강한 세포는 건너뛰고 단지 암세포에만 작용을 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판 박사는 “이번 연구가 독에서 발견되는 자연 물질로 거의 모든 암을 퇴치하는 약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정례학회에서 발표됐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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