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 낮지만 극단행동 위험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는 혼자서 끙끙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유명인의 자살 소식에 우울증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아직도 우울증을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 주변에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우울증을 주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기 때문에 가급적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가족들에게조차 우울증을 감추려는 사람도 있다. 권위를 앞세우고 가족을 통제하려는 가장들에게서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 치료는 가족 등 주위사람들의 협조가 필수다. 외톨이가 돼 혼자서 생활하다가 병을 악화시키거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인의 우울증 표현 지수는 미국인보다 30% 가량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정신건강의학과)은 최근 하버드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모리죠 파버 교수팀과 함께 한국과 미국의 우울증 환자 5300여 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삶의 질 척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인은 우울증 척도가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자살시도와 같은 극단행동이 높았다. 환자 본인이 우울증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 환자는 불면증, 식욕저하, 불안, 체중감소, 건강염려증 등을 더 많이 호소하고 자살과 같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미국보다 많았다.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거나 최근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우리나라 환자는 6.9%로, 미국인(3.8%)의 2배 가까이 높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0년째 자살률 1위란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우울증은 주위 사람에게 알려야 하는 병이다. 직장에서 잘릴 까봐 우울증 사실을 숨기면 오히려 업무 부실로 장래를 망칠 수 있다. 우울증에 걸리면 판단력이 흐려져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회사에 알리고 휴직을 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우울증을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해 우울증을 예방하려는 회사들이 많다. 한국인 우울증 표현 지수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우울증! 걸리면 주위에 알리고 동료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절대로 부끄러워할 병이 아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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