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낀 채 짧은 낮잠은 괜찮을까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렌즈를 낀 상태에서 잠을 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30여분 정도의 짧은 낮잠일 수도 있고 TV를 보다 밤새 잠드는 경우일 수도 있다. 렌즈 세척제 없이 떠난 여행지에서 몇 날 며칠 끼고 자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어떠한 경우든 눈 건강에 해롭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잠이 들면 장시간 동안 각막으로 산소가 투과하지 못한다. 머리에 비닐봉투를 쓰고 자면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질식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처럼 렌즈는 각막에 비닐봉투를 씌운 것과 같은 작용을 한다.

깨어있는 동안에는 공기 중의 산소가 각막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산소를 공급하기 원할하다. 눈동자가 움직이거나 눈을 깜빡일 때마다 렌즈와 각막 사이에 틈이 생기면서 산소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잠을 자는 동안에는 눈꺼풀이 닫히기 때문에 공기 중의 산소가 투과되지 못한다. 따라서 눈물의 순환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닫힌 눈꺼풀과 각막 사이에 콘택트렌즈가 밀착돼 있으면 눈물이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한다. 이처럼 각막의 산소투과율이 떨어지면 눈이 충혈 되거나 건조증이 일어날 수 있다.

감염 위험률 역시 증가한다. 각막이 렌즈에 긁히면서 미세한 각막 손상이 일어나는데 손상된 부위로 박테리아가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택트렌즈를 깨끗이 세척하지 않는다면 렌즈에 남아있는 박테리아가 각막 안으로 침투할 수 있다. 렌즈를 씻었다 해도 렌즈 전용 세척제가 아닌 수돗물로 씻었다면 가시아메바와 같은 미생물에 감염될 수 있다.

‘안과학 저널(Journal Ophthalmology)’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렌즈를 끼고 잠을 자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각막에 염증이 생기는 각막염의 위험률 역시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소프트렌즈보다는 하드렌즈를 꼈을 때 눈물 순환이 보다 잘 되고 산소 투과율도 높아진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렌즈를 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부득이하게 껴야 한다면 소프트렌즈보다는 하드렌즈를 끼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렌즈와 각막의 접촉각을 낮춰 눈물이 보다 잘 순환하도록 만든 렌즈들도 유통되고 있지만 렌즈는 장시간 연속 착용하거나 착용한 상태에서 잠을 자면 산소 투과율이 떨어지므로 안구 질환 위험률은 여전히 높다. 따라서 하루 렌즈 착용 시간을 준수하고 잠을 자는 시간이 길든 짧든 무조건 렌즈를 빼고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루 렌즈 착용 시간은 8시간 이내가 좋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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