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증상 실험약물 투입 논란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일로다. 미국에서는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자국 의사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불거졌다. 우리나라도 시끄럽다. 덕성여대가 4일부터 열기로 한 국제행사에 아프리카 출신 학생들이 다수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에볼라 발생국인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이 입국을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에볼라가 발생하지 않은 아프리카 출신 학생들에 대한 차별론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할 만큼 상황이 악화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에볼라 백신과 치료제는 개발에 돌입한 지 꽤 됐지만, 아직 실험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캐나다의 제약사인 테크미라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다 중단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이 안전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 수십명에게 투여된 테크미라의 실험 약물은 고용량을 복용한 일부에서 면역반응에 문제를 일으켜 임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볼라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일부 국제 자선단체는 테크미라의 실험 약물을 사망 위험이 높은 감염자들에게 투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테크미라 실험 약물의 동물실험을 진행한 텍사스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 약물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초기 상태인 원숭이에게서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동물실험만으로 실험 약물의 효과를 담보할 수 없을뿐더러 검증되지 않은 실험 단계의 약을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 팽팽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에볼라가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호흡기가 아닌 침과 땀 등 체액으로만 전염되기 때문이다. 보건의료 체계가 허술한 아프리카에서만 발생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애볼라 바이러스의 증상은 갑작스러운 두통과 근육통, 발열이 발생한 후 전신 무력감과 허탈, 피부 발진, 저혈압, 그리고 흔히 전신성 출혈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와의 밀접한 접촉이나 감염된 침팬지, 고릴라 등 동물과의 접촉으로 감염되고, 무증상자로부터는 감염되지 않는다”며 “에볼라의 치사율은 높지만, 전파력이 약해 지난 신종인플루엔자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부터 에볼라 대책반을 구성해 국내외 발생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일 현재 국내 입국한 추적조사 대상 21명 중 13명은 에볼라 잠복기인 21일 이후에도 증상발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매일 추적조사가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기니 등 에볼라 발생국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라며 “덕성여대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학생 33명은 모두 에볼라 발생국 이외 국가에서 입국했고, 해당 항공기와 탑승객에 대한 검역조사를 실시한 결과, 증상 발생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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