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팝니다!” 스팸 사라진 까닭은?

시도 때도 없이 메일함을 채워주는 단골 스팸이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판매 메일이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 본 남성 10명 중 7명은 가짜에 당한 경험이 있다.

이런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2500원짜리 정품이 등장하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진짜 약이 가짜보다 싸다보니 음지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화 상태인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서려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시장 규모만 1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발기부전 자체가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부부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크다. 그래서 이런 약들을 해피 드럭(Happy Drug), 혹은 라이프스타일 드럭(Lifestyle Drug)이라고도 부른다. 발기부전 치료제와 보톡스 등이 이에 해당되는데, 비아그라로 대표되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가장 뜨겁다.

비아그라부터 팔팔까지… 발기부전 치료제 경쟁 후끈

비아그라는 지난 1998년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출시해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통용돼 왔다. 널리 알려진 대로 심장병 환자의 약제로 연구 중이던 실데나필의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등장했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은 원래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연구됐는데 임상시험 결과 음경을 발기시키는 효과를 보이며 용도가 전환돼 이른바 대박을 쳤다.

비아그라의 국내 물질특허가 만료된 것은 지난 2012년 5월이다. 비아그라는 협심증 치료제로 물질특허를 받았고, 이후 다른 효능인 발기부전 치료제로 용도특허를 따로 받았지만, 국내에서 용도특허 무효 판결을 받았다. 비아그라가 용도특허를 인정받았다면 올해 5월까지 제네릭은 나올 수 없었다. 비아그라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시점에만 18개 제약사의 33개 제네릭이 시판허가를 받았다.

비아그라 이후 시알리스와 레비트라 등 성분명을 달리 한 외국계 오리지널에 이어 자이데나와 엠빅스 등 국산 오리지널이 잇따랐다. 현재 국내 39개 제약사가 가루약, 알약, 씹어먹는약, 필름약 등 다양한 형태의 제네릭 70여개를 내놓고 경쟁 중이다. 시장은 원조 비아그라와 36시간 약효 지속성 및 매일용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시알리스로 양분됐는데, 올해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국산 비아그라 제네릭인 한미약품의 ‘팔팔’이 선두로 치고 나선 것이다.

팔팔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브랜드와 가격 경쟁력으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양강체제를 흔들었다. 팔팔정은 50mg이 2500원, 100mg이 5000원으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1/2~1/3수준이다. 팔팔 이후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부광약품이 지난해 출시한 제네릭은 팔팔정의 반값에 불과하다.

시알리스 제네릭 출시 준비… 오남용 등 주의해야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시알리스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시알리스의 물질특허 만료는 내년 9월이다. 이를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발기부전 치료제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제네릭만 올 상반기에 11건에 이른다. 최근 2년간 발기부전 치료제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는 3건, 1건에 그쳤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36시간 지속성이 장점인 시알리스의 제네릭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20여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알리스 역시 물질특허와 별개로 용도특허 만료는 2020년이지만, 비아그라가 패소한 전례에 비춰 승산이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 3월 도입 예정인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복병이다. 이 제도는 오리지널의 특허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제네릭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꺼지지 않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열기 속에 시알리스 제네릭 출시를 계기로 불법 마케팅이 또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비아그라 제네릭이 난립하면서 불법 마케팅과 짝퉁 비아그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적지 않다. 오남용 또한 우려되는 부분이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이용한 남성 10명 중 3~4명은 부작용을 경험했다. 부작용은 안면홍보, 가슴 두근거림, 두통의 순으로 많았다.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치료를 위해 약을 먹거나 병의원을 찾은 경우도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확장제나 알코올, 무좀약 등과 함께 복용하면 위험하다. 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거나 협심증, 심부전,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데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면 지병이 악화될 수 있다. 성분이 다른 두 종류 이상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동시에 복용해서도 안 된다. 이러면 혈관이 확장돼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게 된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현재 질환이 있거나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는 친구 등 지인에게 함부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주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터넷 등 비정상적 경로로 짝퉁을 구입하면 부작용의 위험이 더 크다”고 경고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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