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항공사고… 비행기 타기가 무서운가요?

 

사람들은 이러저런 걱정을 안고 산다. 걱정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대부분 쓸데없는 걱정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저술가인 어니 젤린스키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이며,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 22%는 사소한 고민, 4%는 우리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일, 나머지 4%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이라고.

우리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걱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항공사고다. 지난해 이맘때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사고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올해 들어서만 큰 항공사고가 3건이나 잇따랐다. 지난 3월 중국행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인도양 남부에 떨어져 탑승객과 승무원 239명 전원이 행방불명됐고, 이달 17일에 역시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분쟁지역 근처를 지나다 미사일에 격추돼 295명 전원 사망했다. 불과 하루 전인 23일에는 타이완의 소형항공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4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비행기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지진으로 죽거나, 자기 집 욕조에서 익사하는 것만큼 낮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과 비교도 안될 만큼 낮기 때문에 기우에 불과하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져 기우가 꼬리를 물도록 만든다. 실제 비행기공포증을 가진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수 은지원은 방송에서 비행기공포증을 고백하기도 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직장인의 경우 비행기공포증이 있다면 출장길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사고사 확률보다 낮다는 논리적 설득은 비행기공포증 환자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다.

비행기공포증은 공황장애와 폐쇄공포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증상이다. 공통적으로 질식감과 현기증, 메스꺼움, 가슴 떨림 등을 호소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특정공포증의 하나로 본다. 유병률이 11%에 이를 만큼 흔한데, 여성보다 남성이 2배 정도 특정공포증에 시달린다. 특정상황에서 느끼는 공포에 대한 생각 중 오류를 짚어내 고치는 방법으로 치료하고, 행동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공포를 느끼는 특정상황에 단계적 또는 한꺼번에 노출시키거나, 이러한 상황에 노출됐을 때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방법으로 행동치료를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그래도 쉽게 공포증이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항공사고 시 가장 안전한 마법의 좌석을 찾아 앉으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난 2007년 해외 한 과학전문지에 따르면 미국 내 항공사고를 살펴보니 추락사고 시 꼬리 날개에 가까운 뒤쪽 좌석 승객의 평균 생존율이 맨 앞좌석 승객보다 40%나 높았다. 비행기 추락 후 생존해도 기내에서 불이 나면 마법의 좌석은 또 달라진다. 영국 그리니치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탈출하기 쉬운 비상구 근처와 복도 쪽 좌석 승객의 생존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걱정이 쌓인다면 그냥 받아들이고 하늘의 뜻에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진인사 대천명’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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