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휴가 망치는 ‘월경전불쾌장애’

 

직장여성인 최모(31세)씨에게 작년 여름 바캉스는 최악이었다. 평소 월경전증후군이 있어 민감했는데, 남자친구와 휴가를 맞추느라 이를 깜박했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런대로 버티려다 증상이 너무 심해 즐거운 휴가지에서 남자친구와 대판 싸우고 말았다.

여성은 월경 전 신체적, 정서적으로 변화를 겪는다. 대개 허리나 배가 아프고, 괜히 우울해지는 등 여러 증상을 보이다 생리가 시작되면 곧 사라진다. 이러한 증상이 좀 심해 불편하면 ‘월경전증후군’이라 부른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가임기 여성 10명 중 3명 정도는 월경전증후군을 겪고 있다.

증상은 다양하다. 신체적으로 젖가슴에 통증이 있거나, 복통, 변비, 피부 트러블 등이 나타나고,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우울해져 화를 잘 내고, 불안해진다. 바캉스지에서 월경전증후군과 맞닥뜨리면 휴가를 망치기 십상이다.

이 증상이 더 심해지면 ‘월경전불쾌장애’가 된다. 월경전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진단기준이 다르다. 월경전증후군이 신체적, 심리적 증상 중 한 가지만 있어도 해당된다면, 월경전불쾌장애는 심리적 증상 중 한 가지를 포함해 5가지 이상의 증상을 나타날 때 진단된다. 월경전증후군보다 훨씬 심각하고 일상생활에 치명적 장애를 가져오는 질환인 것이다. 국내 가임기 여성의 3%가 월경전불쾌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월경전불쾌장애는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두 질환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여성은 스트레스 대항 호르몬인 코티졸이 많이 나온 반면, 월경전불쾌장애 여성은 이 호르몬의 분비가 적었고, 외부자극에도 신체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바캉스를 앞두고 월경전불쾌장애가 걱정된다면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식생활로 월경전증후군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은 고칼슘 식품, 통곡물, 기름기 없는 단백질,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대신, 설탕, 알코올, 카페인, 소금 섭취는 줄일 것을 권고한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 건강한 체중 유지는 기본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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