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젊은이도…헷갈리는 관절염 구분법

질환은 원인과 증상, 발병하는 나이 등에 따라 같은 병이라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만성질환인 관절염은 크게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으로 구분되는데, 이를 헷갈려 하는 고령자들이 적지 않다. 관절에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 면역질환이다.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정상 조직인 관절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염증반응물질은 손가락과 손목, 무릎, 발가락 등 말초관절에 침범해 동시다발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주로 손목과 손가락에 나타나는데, 손가락 중간 마디가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1시간 넘게 이들 관절이나 관절 주변이 뻣뻣하게 굳고 잘 개선되지 않으면 류마티스 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달리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의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끼리 부딪치면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관절에 발생하기 쉽다. 흔히 어깨, 발목, 손목 등 관절 부위에 나타난다. 주로 50대 이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비만, 외상, 관절 노화 등이 주된 원인이다. 뚱뚱하거나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경우 30~40대 때에도 발병할 수 있다.

두 질환은 증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증상이 전신에 걸쳐 나타난다. 관절통뿐만 아니라 피로감, 식욕부진, 발열, 우울증 등 다양하다. 어지럼증과 안구.구강건조증을 비롯해 간질성 폐렴, 혈관염 등도 동반될 수 있다. 유전과 인스턴트식품 섭취, 스트레스, 비타민D 부족,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 등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찬 군포병원 원장은 “상대적으로 30~40대 이후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병하는데, 젊을 때 생길수록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 관절통 외에 전신에 걸친 증상이 없다.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지만, 병이 점차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을 움직일 때 마찰음을 느낄 수도 있다. 무릎 관절이 악화되면 관절 모양이 변형되고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 손가락 관절염의 경우 손가락 끝 마디에 가시 모양의 뼈가 덧댄 것처럼 자라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만큼 특별한 예방법이나 치료법도 없다. 초기에는 물리요법과 약물치료를 주로 병행하며, 통증이 심한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관절 손상이 심각하고 변형됐다면 인공관절수술이 요구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정상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좋지 않은 자세는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빨리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 부상에 조심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초기에는 약물요법이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을 시행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민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술과 인공관절치환술, 연골재생술, 관절 위치를 바꿔 하중부를 변경시키는 절골술 등이 주로 시행된다.

김성찬 군포병원장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 모두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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