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열대야… 여름 우울증의 다양한 이유

우울증은 여름보다는 주로 겨울에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해가 짧아 날이 일찍 어두워지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멜라토닌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들어 기분이 침체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겨울에도 활발하고 쾌활했던 사람이 오히려 여름이 되면 의기소침하고 우울해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햇볕이 쨍쨍하고 환한 여름 우울감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름철 우울증은 일조량이 적어 나타나는 일반적인 ‘계절성 기분장애’와는 다르다. 겨울에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은 햇볕을 충분히 받으면 기분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의 분비량이 늘어나 울적한 기분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주된 원인은 무더위와 심리적 위축에 있다. 몸에 열이 많아 더위에 약한 사람들은 무더운 날씨에 피로도가 상승하고 쉽게 무기력해진다.

또 열대야로 인해 수면까지 부족해지면 전체적인 생체리듬이 깨져 우울감이 나타나기 쉽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수면이 부족해지면 삶의 질이 떨어져 기분이 침울해질 수밖에 없다.

성인 기준 하루 7~8시간의 잠이 적정 수면시간으로 권장되고 있지만 열대야로 잠을 설치면 충분한 수면 시간을 누리기 어렵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의 2010년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우울증이 생기거나 자살 충돌을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면이 부족하고 피로감이 높아 기력이 사라지는 번아웃 증후군 역시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면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잠자리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 우울증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호화로운 여름 바캉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자신감 있게 몸매를 노출하는 사람들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지는 탓이다. 본인을 열등하다고 느끼거나 실패자라고 인식하고 자책하면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노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 큰 사람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미국 펜실페니아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본인 체중의 5%만 감량해도 우울증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더불어 몸무게가 빠지면 수면의 질까지 개선돼 위축된 심리상태를 더욱 북돋울 수 있다.

또 스스로를 비하하고 비관하는 심리적 내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칭찬하고 독려하면서 소박하더라도 즐거울 수 있는 여름 휴가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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