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냄새의 오묘한 관계…당신의 공감각은?

 

색깔에도 냄새가 있다면 빨간색은 어떤 냄새일까. 딸기 냄새가 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잘 익은 바다가재나 풍선껌 냄새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공감각이 발달한 사람들은 색깔을 보고 냄새를 느낀다. 공감각이란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 중 하나의 감각이 또 다른 감각을 촉발시키는 현상으로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악을 틀었을 때 소리를 듣고, 향수를 뿌렸을 때 냄새를 맡는다. 하지만 공감각이 발달한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특정 색깔을 본다.

미국 옥시덴탈대학 카르멜 A. 레비탄 교수팀은 냄새와 색깔 사이의 공감각이 전 세계 보편적인 것인지, 언어와 같은 문화적 요인에 기초해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 선행연구에서 냄새, 악보, 기하학적 모양 사이의 공감각이 인류 보편적 패턴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냄새와 색깔에 대한 연구에서는 일관된 결과가 도출된 적이 없다. 캐나다 연구팀은 아몬드 냄새가 빨간색이라고 결론지은 반면, 호주 연구팀은 파란색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플로스원(PLOS ONE)’에 실린 이번 연구는 냄새와 색깔의 연결성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네덜란드인,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중국인, 독일인, 말레이시아인, 말레이시아 화교, 미국인 등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6개 그룹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향이 나는 펜 14개와 36가지 색상의 팔레트를 준비해 각 냄새가 어떠한 색상과 잘 어울리는지 실험참가자들에게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자 동일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 가장 유사한 선택을 하는 패턴을 보였다.

모든 실험참가자들이 가장 유사성을 보인 공감각은 과일 향이 나는 펜과 빨간색 및 분홍색, 곰팡이 냄새가 나는 펜과 오렌지색 및 갈색의 선택이다.

또 일부 그룹들만 상반된 응답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다수의 실험참가자들은 비누향을 맡고 밝은 파스텔 색상을 선택한 반면, 독일인과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중국인 그룹은 어두운 회색을 택했다. 또 플라스틱 냄새는 대체로 어두운 색상을 많이 택한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는밝은 분홍색과 오렌지색을 택했다.

연구팀은 지리학적으로 서로 이웃한 위치에 사는 나라나 언어를 공유하는 국가들일수록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독일과 말레이시아가 가장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판단은 맞지 않았다. 연구팀은 언어 및 지리학적 위치 외에도 연령, 여행경험 등 다양한 요인들이 공감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측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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