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면역력 뚝… 대상포진 조심하세요

 

나이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찾아오는 질환이 대상포진이다. 어릴 적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는 50~60대 고령층이다. 계절을 타는 병은 아니지만, 여름철 더위에 지쳐 면역력이 약해지는 고령자들이 많아 여름철에 주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상포진은 심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여길 병도 아니다. 전염성은 약하지만,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띠 모양의 발진이 심하면 전신에 퍼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통증 때문에 고통스럽다. 통증은 고령일수록 더 심하게 생긴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노인환자의 30% 정도는 발진이 사라져도 통증이 지속되는데, 마약성진통제를 써야할 만큼 심한 환자들도 있다.

합병증의 우려도 적지 않다. 발진이 생기기 전에 쑤시고 찌르는 통증과 두통, 발열 등이 나타나 다른 병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방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이 얼굴을 침범하면 안면마비가 올 수도 있다. 눈 주위로 옮기면 시력에 문제가 생겨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방광에 침범해 신경성 방광을 야기하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뇌에 침범하면 뇌수막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최근에는 영화배우 김준호가 대상포진에 따른 안면마비로 시사회에 불참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대상포진 발병률이 늘고 있다.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2~3명은 40대 이하로 조사되고 있다. 과로와 과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런던대학 연구에 따르면 40세 전에 대상포진을 앓았을 대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았다.

60세 이상이라면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백신은 독성을 줄인 수두생바이러스이다. 백신을 맞는다고 대상포진을 모두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발병률을 절반으로 줄이고, 발병해도 통증을 61%, 신경통 부작용도 66%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발진이 시작되면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치료효과가 빠르고, 급성통증도 줄일 수 있다. 전문의들은 “증상이 개선돼도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휴식과 꾸준한 운동, 고른 영양 섭취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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