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인슐린 치료 두려워 말라

 

당뇨병은 평생 관리하며 살아야 하는 질환이다.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약에 의지해야 한다. 혈당강하제를 먹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이 당뇨병 치료를 위한 약물요법이다. 대개 먹는 약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인슐린 주사제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인슐린 치료에 대해 오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다. 실제 주사할 때 통증은 크지 않다. 더욱이 자가 혈당검사보다 주사법이 더 편리하다. 한 번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평생 맞아야 한다는 것도 오해다. 적절한 시점에 인슐린 주사를 통해 일시적으로 혈당을 조절한 뒤 먹는 약으로 바꿀 수도 있다.

하루에 수차례 투여하기 때문에 행동이 제약되고 불편하다는 것도 옛말이다. 인슐린 제형이 개발되면서 이제 생활패턴에 맞는 인슐린요법을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슐린 치료를 최후의 보루로 보는 인식이 문제다. 해외에서는 인슐린 조기 투여가 보편화돼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 당뇨사업부가 진행해 인슐린 조기 치료 효과를 뒷받침하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가 최근 3개월간 먹는 혈당강하제로 혈당 조절이 잘 안 돼 인슐린 치료가 고려되는 2형 당뇨병 환자 데이터를 관찰한 모티브(MOTIV) 연구결과를 보면,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을수록 인슐린을 적게 쓰고도 목표 혈당치에 도달할 뿐 아니라 부작용인 저혈당 발생률도 낮았다.

김 교수는 유병기간에 따라 10년 미만, 10~20년 미만, 20년 이상 등 3개 환자군으로 나눠 인슐린의 혈당 조절 효과를 분석했다. 적은 용량의 인슐린을 쓰고도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인 7%에 도달하는 환자비율은 10년 미만 환자군이 50%. 10~20년 미만은 42%, 20년 이상은 35% 정도였다. 저혈당 발생률은 각각 11%, 13%, 17%로 유병기간이 10년 미만인 환자군이 가장 적었다.

김 교수는 “이 연구가 인슐린 치료시기가 빨라질수록 적은 부작용으로 목표 혈당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인슐린 치료 시작 시기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당뇨병 환자와 의료진에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당뇨환자의 인슐린 치료 시기는 보통 진단 후 7~10년 이후로 보고되고 있다. 인슐린과 경구용 강하제 병용요법의 효용성을 연구한 성균관대 의대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다르다”며 “건강한 사람과 중증인 환자의 차이를 고려하는 환자중심적 치료가 당뇨 치료의 지침”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MOTIV 연구는 지난 2월 SCI 등재지인 ‘액타 다이아베톨로지카(Acta Diabetologica)’에 발표됐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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