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식품으로 인정한 곤충은 무엇?

 

영화 ‘설국열차’에서 열차 꼬리 칸에 탑승한 생존자들의 식량은 양갱처럼 생긴 단백질 바였다. 반란의 어지러움 속에 생존자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잇게 해준 먹거리의 재료를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바퀴벌레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곤충과 벌레는 혐오스럽기는 하지만, 먹거리 대용으로 충분하다. 중국 대륙의 시전을 가득 채운 음식 재료 중에는 먹어도 되나 싶은 곤충들이 가득하다. 아시아 국가 중 중국과 동남아 여러 나라에는 이러한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해 있다. 과거 국내 재래시장에서도 메뚜기와 지네, 전갈 등 몇몇 곤충들을 보양식 재료로 쉽게 마주했다. 술안주로 인기 있는 번데기도 고치를 빼고 남은 누에이다.

보건당국도 이러한 곤충의 영양학적 측면에 주목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갈색저거리 유충을 한시적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에 앞서 갈색저거리 유충을 대상으로 한 농촌진흥청의 독성평가 등 연구결과와 곤충의 특성, 제조방법, 안전성, 외국의 사용현황, 학계,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식약처는 “절식, 세척, 살균, 동결건조의 과정을 거쳐 제조한 갈색거저리 유충은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전체 구성성분의 80% 이상을 차지해 식품원료로서 가치가 높은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딱정벌레목의 거저리과 곤충인 갈색거저리 유충은 미래식량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유엔농업식량기구(FAO) 공식보고서에 따르면 갈색저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섭취되는 곤충이다. FAO는 이 보고서에서 곤충을 인류의 훌륭한 영양공급원이라고 했다.

식량 자원인 곤충은 영양학적인 면에서도 여러 연구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네덜란드 와게닝겐대의 연구 결과, 말린 메뚜기 100g당 단백질 함량은 60~77g으로 같은 양의 쇠고기보다 배나 많았다. 전문가들은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면서도 지방이 적은 식재료가 바로 곤충”이라며 혐오감을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과 곤충의 영양성분을 추출하는 기술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식품원료의 인정 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제품 개발과 소비자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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