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해외 불법 영업 여전… 피해 속출

 

유방암 환자가 중국과 일본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고 나서 낫기는커녕 온몸으로 전이돼 관련 회사와 당시 대표 등을 고소했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리해 피해자 측과 환자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2012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대서특필과 우리나라 언론의 받아쓰기, 보건 당국의 뒤늦은 조치로 사라진 줄 알았던 줄기세포 해외 불법영업이 버젓이 성행하고 있으며 환자만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다는 점이 본지 취재로 확인된 것이다.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에 따르면 60대 유방암 환자인 정 모 씨는 자가 성체줄기세포 전문업체인 케이스템셀(옛 알앤엘바이오)에 1억1400만원을 주고 중국 상하이와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협력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부작용을 호소한 끝에 대학병원에서 자신이 말기 암 상태로 악화된 것을 확인했다. 정 씨는 4월 서울남부지검에 케이스템셀과 이 회사 계열 세종줄기세포연구소(옛 알바이오스타), 라정찬 전 회장, 영업직원 강 모 씨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약사법과 의료법 위반, 사기, 업무상과실치상 등 정씨측이 제기한 모든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약사법 위반 사항 중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제조,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라 전 회장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각하했다. 이에 피해자 측은 5월 즉각 항고했다. 환자단체 관계자는 “검찰이 알앤엘바이오의 과거 행적이 국제적 망신을 살 정도로 비정상적 상행위였음을 간과했다”며 “보건 이슈에서 국민의 건강권 및 생존권보다 외형적 이해관계를 주로 따지는 우리 법조계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비판했다.

국내 줄기세포 업체가 환자를 모집해서 해외에서 진료를 받는 것의 문제점은 2009~2010년 본보의 잇단 특종 기사로 알려졌으며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대서특필하자 뒤늦게 국내 언론들이 뒤늦게 법석을 떨고 보건당국이 관련 회사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이 영업이 사라지는 듯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정 씨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유방암 치료를 위해 케이스템셀에 줄기세포와 면역세포 보관비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억1400만원을 내고, 중국 상하이와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케이스템셀의 협력 병원에서 줄기세포 등 세포치료제를 8차례 투약했다. 정씨측은 이 과정에서 갑작스런 호흡곤란과 급격한 암 수치 상승 등 부작용에 시달렸고, 지난해 6월 한 종합병원에서 양전자단층촬영(PET) 결과, 유방암이 폐를 비롯한 온몸에 퍼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통지서에서 케이스템셀이 보관 사업과 별도로 버거씨병 치료제 개발로 제조 허가를 받았다는 점, 단순히 고객들을 해외 병원에 소개하고 줄기세포를 배양해 분출만 했다는 점 등을 들어 약사법과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정씨의 유방암 증세가 악화된 것은 사실이나 이것만으로 인과관계를 따지기 어렵고, 실제 시술을 받았기 때문에 대금을 편취 당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정씨 측은 이에 대해 “줄기세포가 만병통치약이라며 암 환자를 현혹해 거액을 받은 뒤 외국 의료기관에서 시술을 받게 하고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소개만 시켜줬다며 법망을 피해나가는 케이스템셀은 지능적 사기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케이스템셀이 줄기세포의 추출부터 시술까지 관련 절차를 모두 통제하고 있다”며 해외 협력병원과의 금전 관계 등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케이스템셀은 이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케이스템셀 관계자는 “줄기세포를 보관하다가 환자가 자기 목적에 의해 사용하겠다면 내어주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내주지 않고 해외에 협력병원이 있다고 알려주면 고객이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편법 시술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경우 줄기세포 치료제를 약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법규에 맞춰 임상시험을 진행하지만, 일본과 중국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의사 처방에 따라 환자 징후가 좋아질 수 있다면 병의 종류와 상관없이 수혈하는 것처럼 이들 국가에서는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2년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알앤엘바이오의 이 같은 진료행태를 집중보도하면서 이 회사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당시 “후쿠오카 하카타구에 있는 케이스템셀 협력병원인 신주쿠클리닉에서 매달 500명의 한국인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를 시술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 알앤엘바이오측을 약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며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알앤엘바이오가 홈페이지와 신문 등을 통해 허가받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광고해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성명을 통해 “당장 치료를 원하는 환자분들의 절실함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확증이 이뤄지지 않은 미허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시술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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