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각화증 급증… 장마철도 자외선 차단을

 

평소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다가도 장마철이 되면 소홀해지기 쉽다. 흐리고 구름이 많은데 웬 자외선 타령이냐고 콧방귀를 뀌면 난센스이다. 구름이 자외선을 난반사시켜 맑은 날 못지않게 흐린 날에도 피부는 강렬한 자외선에 노출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오랜 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광선각화증’이 발병할 수 있다. 표피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피부암 전 단계 질환 중 하나이다. 70세 이상 백인의 경우 최소 한 개 이상의 광선각화증 병변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백인에게 매우 흔한 피부질환이기도 하다.

주로 50대 이상 장.노년층에서 자주 발병해 ‘노인각화증’으로도 불리는데,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급격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와 기후 환경의 변화, 레저활동 증가 등으로 유병률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광선각화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만2천여명이며, 이 중 80% 정도는 50대 이상이다. 2011년과 비교했을 때 2012년 환자 수는 23% 증가했다.

광선각화증은 얼굴과 두피, 손, 팔, 종아리 등 만성적으로 자외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부위에 나타난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82%는 뺨과 관자놀이, 코, 이마 등 얼굴 부위에 발생했다. 하얀 각질 때문에 만졌을 때 까칠까칠하며, 각질을 제거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습진과 혼동해 오랫동안 잘못된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광선각화증은 습진과 달리 잘 낫지 않고 그 증상이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통증 등 자각증상도 거의 없다.

광선각화증은 단일 병변 또는 수십 개의 붉은 갈색을 띠는 다발성 병변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문제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잠재적 병변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오랜 시간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 시간이 지나면 피부암으로 발전될 위험이 커진다. 미국 베텐코트 스킨센터 원장이자 네바다주립대 임상 조교수인 미리암 베텐코트 박사는 “광선각화증은 피부암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으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잠재적 병변과 함께 다발성 병변의 존재 가능성이 있어 치료법 선택 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편평세포암(SCC) 환자의 약 60%는 광선각화증에서 피부암으로 진행됐다. 국내 SCC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광선각화증 동반 비율이 88%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광선각화증은 피부암, 특히 SCC의 초기단계 질환으로 간주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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