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감정 노동자 덮치는 ‘장마 우울증’

 

밝은 얼굴로 고객을 대해야 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감정노동자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대형 마트나 콜 센터, 네일 숍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고객의 무리한 요구와 짜증을 감내해야 할뿐더러 폭언과 폭행에 고스란히 노출될 우려도 크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흐리고 습한 장마철이 되면 감정노동자들의 감정 기복은 더욱 커진다. 장마철 날씨가 건강과 감정에 영향을 미쳐 장마우울증이라고 부른다. 25일 네일숍 관련 업체인 킹케어 조사에 따르면 감정노동자로 분류되는 네일숍 직원의 절반 이상은 장마우울증으로 짜증과 잦은 심경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4천개 네일숍 직원들을 조사한 결과이다.

응답자의 52%가 이 같이 답했고, 23%는 불면증, 14%는 무기력증을 호소했다.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린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의 경우 짜증과 불면증 등 우울감 증세가 겹쳐서 나타난다는 응답이 63%나 차지했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사이트의 조사에서도 20~30대 직장인 3명 중 2명은 장마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에는 세라토닌과 멜라토닌이라는 두 호르몬이 영향을 미친다. 활동호르몬인 세라토닌은 낮에만,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밤에만 분비된다. 두 호르몬이 균형을 이루며 감정을 조절하는 데 장마로 일조량이 줄어들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게 된다. 세로토닌 분비가 줄면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수 있다.

우울증은 불면증이나 식욕 저하 등의 증세를 보이지만, 장마우울증은 반대인 경우가 많다. 장마철에 잠이 늘고 식욕이 왕성해지면 의심해볼만 하다.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단 것과 밀가루 음식이 당기고, 술 생각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수면을 방해하고 활동력을 떨어뜨려 우울감을 심화시킨다. 전문의들은 “가능한 햇볕을 많이 쬐고, 세로토닌 생성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우유를 마시는 게 우울증 예방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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