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넘어지는 노인, 치매 초기 증상?

 

인지능력 정상이라도 관찰 필요

영국 정부가 치매를 ‘인류의 적’으로 규정하고 치료법 등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치매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세계치매회의에서 “진실은 이제 치매가 암과 함께 인류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치매 연구 예산을 2009년 2800만 파운드(약 488억원)에서 내년 6600만 파운드(115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영국의 치매 환자는 80만 명이며 전 세계적으로는 4000만 명에 이른다.

이런 치매와 관련해 기억력이 좋은 노인이라도 자주 넘어지면 노인성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세로 여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미주리주 워싱턴대학교 수잔 스터크 박사팀은 “지금까지는 넘어지고 비틀거리는 것이 치매 상태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판단했지만, 그와 달리 자주 넘어지는 것이 초기 치매 증상으로 볼 수 있는 뇌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으로 인지능력이 정상이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노인 119명을 대상으로 뇌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들 중 18명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뇌의 변화 즉,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 축적 수준의 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나머지 101명은 정상 수준의 아밀로이드 수치를 보였다.

뇌의 변화가 포착된 18명은 건강하고 기억력도 정상이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치매를 겪고 있는지 알아챌 수 없었지만 이미 뇌는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넘어지는 횟수에 대해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이들 중 3명에 1명꼴로 대개 매년 한 번씩은 넘어졌지만,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상태를 확신할 수 있는 아밀로이드 축적 수치가 높았던 18명은 실험 첫 8개월 내에 3분의 2가 넘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터크 박사는 “노인의 기억력이 정상이면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예전보다 자주 넘어진다면 병의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이라며 “노인들의 잦은 낙상은 건강상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알츠하이머병을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선 노인의 낙상 정도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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