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자녀 유전자에 악성 변이 초래

가정 폭력의 해로움을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린이들이 가정폭력이나 트라우마를 많이 겪게되면 될수록 DNA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 툴레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5세에서 15세의 어린이 80명을 대상으로 가정환경과 유전자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얻어낸 결론이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어린이들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하는 한편 그들의 부모들을 인터뷰했다. 부모들을 상대로 아이들이 가정내 부정적인 일들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가정 폭력에 많이 노출되고 가족 구성원의 자살 등을 겪은 어린이들의 유전자에서 텔로미어(염색체의 말단 부분)의 길이가 짦은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는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성인이 되었을 때 심장병이나 비만, 인지능력의 쇠퇴, 당뇨, 정신병 등의 위험성이 증대된다는 게 의학계의 소견이다.

연구를 주도한 툴레인 의과대학의 스테이시 드루리 박사는 “가족 구성원이 신체적 외상을 입는 것을 목격하는 등 가정내 스트레스는 어린이들의 DNA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된 어린이들일수록 텔로미어가 짧았다. 이는 어머니의 교육수준과 부모의 나이, 사회경제적 상황, 어린이들의 나이를 배제하고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이들의 성별에 따라 가족 불안정성으로부터 받는 충격 수준이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어린 여자아이들일수록 가정내 트라우마적 사건에 더 좋지않은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또 10세 이하 남자 어린이는 어머니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텔로미어 길이와 긍정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테이시 드루리 박사는 “가정환경이 어린이들의 생물학적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아과 저널'(Journal Pediatrics)에 게재됐고, 미국 의료전문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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