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트랜스 지방…피부노화 혈관독성 유발

 

실온에서 액체인 기름과 고체인 지방을 아울러 유지라고 부른다. 보통 비누와 버터, 마가린 등의 원료로 쓰인다. 불포화지방으로 이런 제품을 만들면 실온에서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포장할 수 없다. 그래서 불포화지방에 수소를 화학적으로 첨가해 단단한 포화지방으로 만든다. 이렇게 바꾼 지방이 바로 트랜스지방이다.

포화지방인 소기름, 돼지기름 등의 동물유는 불포화지방인 식물유와 비교해 몸에 나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트랜스지방은 화학구조가 천연포화지방인 동물유와 같다. 그래서 몸에 안 좋은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트랜스지방을 인체 유해물질로 규정하고 퇴출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FDA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을 식품에서 퇴출시킬 경우 한해 심장마비 환자 2만명, 심장병 사망자 7천명이 감소된다. 세계보건기구는 일일 섭취 열량의 1% 이하로 트랜스지방 양을 유지하라고 권고한다.

이런 가운데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된 트랜스지방이 피부노화와 지방간, 혈관독성까지 유발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추가로 밝혀졌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팀은 지난 17일 트랜스지방을 먹으면 고밀도지단백질(HDL)의 기능이 떨어지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체 구조가 인간과 비슷한 물고기인 제브라피쉬에게 20주간 트랜스지방을 먹이자 HDL을 변형시켜 질병이 유발됐다. HDL은 남은 콜레스테롤을 간세포로 되돌려 담즙산과 함께 배설시키고, 혈관 벽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유익한 콜레스테롤이다. 또한 제브라피쉬의 혈관과 세포에 독성이 퍼져 지방간과 간염증이 약화됐고, 피부세포노화와 배아 독성, 발달장애 효과도 유발시켰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트랜스지방의 생산과 소비에 경각심을 주는 경고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 간 기능 개선 연구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생화학과 분자영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모레큘러 뉴트리션, 푸드 리서치(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온라인판에 지난 달 26일자로 게재됐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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