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비만 증가는 미시적 진화의 산물?

 

남성의 비만 증가가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대학교 연구팀이 서구권 남성들의 높은 비만율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노출 정도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난소에 있는 여포와 황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여성의 이차성징과 배란, 생식주기에 관여한다. 또 태아와 자궁을 연결하는 기관인 태반에서도 이 호르몬이 분비돼 ‘여성호르몬’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호르몬은 여성에게서만 분비되는 것이 아니다. 남성의 정소나 부신피질에서도 분비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남성 체내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면 비만이 일어날 확률이 있다.

일반적으로 비만 수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제임스 그랜샘 연구원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며 “하지만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처럼 서구권 국가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비만율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는 남성의 비만 비율이 여성을 넘어서는 곳도 있다”며 “나쁜 식습관이 의심할 여지없는 비만의 원인이지만, 우리 연구팀은 높은 칼로리 섭취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마치에이 헨네베르그 교수는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면 갑상선 기능 저하와 시상하부의 변화로 과도한 체중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트로겐이 많이 든 대표적인 음식은 콩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콩을 과도하게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으며, 콩에 든 환경여성호르몬인 제노에스트로겐이은 남성을 여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제노에스트로겐이 많이 들어있는 또 다른 물질은 폴리염화비닐(PVC)이다. PVC로 만든 플라스틱과 생활용품을 많이 이용할 경우 이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빈도가 역시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시적인 진화가 일어나면서 남성들의 에스트로겐뿐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성들의 정자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 ‘플로스원(PLOS ONE)저널’에 실렸고, 미국 과학뉴스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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