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취에 빠진 사람은 구제 불능일까?

 

자기애가 극도로 강한 나르시시스트(자기도취자)는 자신에게 주의하고 집중하는 성향을 가졌기 때문에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에게 애착이 강한 자기도취증에 빠진 사람들도 충분히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영국 서리대학교 에리카 헤퍼 박사는 “나르시시스트에게 팀 동료나 친구의 관점과 견해를 이해하도록 격려하면 훨씬 더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반응을 보인다”며 “이러한 자세는 나르시시스트 주변 사람들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나르시시스트 본인도 다른 사람들과 보다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병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에게 과잉된 애정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3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그들과 동일한 성별의 사람이 최근 연인과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입장을 얼마나 공감하는지 1~8점 사이에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또 두 번째로는 가정 폭력 피해 여성의 상황을 제시하고 공감 정도를 파악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나르시시즘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고 점수를 매기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 공감 능력이 향상하는 결과를 보였다.

마지막 세 번째 실험에서는 이별 상황을 녹음한 오디오를 들려주고 실험참가자들의 심장박동수를 측정했다. 오디오를 듣고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하면 상대의 입장을 공감한다는 의미다.

실험 결과, 나르시시스트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심박수가 낮게 측정되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연구팀이 주어진 상황을 상상해보도록 격려하면서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라고 지시하자 자아도취 성향이 낮은 사람들과 유사한 심박수를 보였다.

헤퍼 박사는 “나르시시즘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실험에서 확인했듯 나르시시스트도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들의 이러한 능력을 끌어올리고 중재·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성격과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됐고, 미국 과학뉴스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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