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개들도 사람처럼 양보다 질 선택

 

‘덜한 것이 더 한 것’ 효과

인간은 ‘레스 이스 모어(less is more)’의 효과를 잘 실천하는 동물이다. ‘레스 이스 모어’는 ‘적을수록 많은 것’ 혹은 ‘덜한 것이 더 한 것’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인간은 불필요한 것을 제외한 간결함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줄 안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배고픈 개도 이 효과에 부합하는 행동을 한다.

미국 켄터키대학교 연구팀이 종류가 서로 다른 개 1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다. 연구팀은 스트링 치즈(숙성하지 않은 치즈의 일종)와 어린 당근, 두 가지 음식을 모두 잘 먹는 개들을 대상으로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 개들에게 ‘치즈 한 장’과 ‘치즈 및 당근’을 동시에 주고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자 10마리 중 9마리가 치즈 한 장을 선택하는 결과를 보였다. 양이 더 많은 음식에 대한 선택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이 더 적은 치즈 한 장을 선택한 것이다.

‘적을수록 많은 것’ 효과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인간과 원숭이는 양보다 질을 선택한다는 점이 이미 증명돼 왔다. 가령 포도와 오이를 둘 다 먹는 원숭이에게 ‘포도’와 ‘포도 및 오이’의 선택권을 줬을 때 포도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도 ‘적을수록 많은 것’ 효과를 실천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개가 양보다 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체적인 양보다는 평균적인 질을 판단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재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빠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질이 좋은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선택을 두고 망설이다가 다른 경쟁자에게 좋은 것을 뺏기면 안 될 것이라는 경험적 판단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패티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적을수록 많은 것’ 효과가 인간이나 영장류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포유류 동물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적어도 조직화된 사회적 생활을 하는 늑대, 개, 자칼과 같은 육식동물에게는 모두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인지저널(journal Animal Cognition)’에 발표됐고, 학술저널사이트 스프링거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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