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어린이 대기 시간 길수록 IQ 타격

 

서울대 소아이식팀 연구결과

장기이식 대기기간이 길수록 아이들의 지능지수(IQ)와 사회지수(SQ) 등 정서 지능 발달에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이식팀(강희경 소아청소년과 교수·민상일 이남준 외과 교수)이 1999년~2011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신장 또는 간 이식을 받은 어린이 환자 43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장기이식을 받은 환아에게 IQ와 SQ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평균 IQ는 94점, SQ는 101점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IQ와 SQ 점수에 따라, 평균 장기이식 대기 현황을 분석했다.

IQ가 70 이하면 ‘정신지체(MR·Mental Retardation)’라고 하는데, MR 그룹 5명의 평균 대기기간은 5.7년인 반면, 비 MR 그룹 38명은 1.4년에 불과했다. 또 IQ가 90이하면 ‘지능 수준이 낮은(LI·Low Average Level Intelligence)’ 것으로 평가되는데, LI 그룹 18명의 대기기간은 3.1년인 반면, 비 LI 그룹은 1.3년으로 나타났다.

즉, 장기이식 대기기간이 길수록 IQ가 낮게 나타났다. 이는 SQ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장기이식 대기기간이 길수록 신장이나 간의 기능부전으로 인한 체내 노폐물 축적과 호르몬 불균형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아이의 정서 지능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의 신장이나 간에 심각한 질환이 생겨 장기이식이 필요할 때 가족이 장기기증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대수술이라는 부담감, 이식한 장기를 평생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과 이식을 빨리하면 나중에 또 다른 공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불안감 등으로 이식 시기를 늦추려는 경우가 있다.

특히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은 병든 신장의 일부 기능을 대체할 수 있어 학업 등의 이유로 신장 이식을 미루려는 가족들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이식을 미루는 것이 지능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가족이 환자에게 장기기증을 해줄 수 있다면 가능한 빠른 시기에 해 주는 것이 환자의 정서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이식학회지에 발표됐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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