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여러 기생충 먹이사슬 이용 “일망타진”

 

두 가지 이상 감염 질환 치료 가능

기생충에 감염돼 병원에 방문했다면 의사로부터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전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몸속에 의사가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기생충이 있다면 처방전의 치료제만으로 다른 감염증까지 치유할 수 있을까.

만약 처방 받은 약이 다른 감염증을 더욱 악화시킨다면 어떨까. 최근 영국 셰필드 대학교 연구팀이 에든버러, 리버풀, 취리히 대학교와 공동으로 다중감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공동 연구팀은 여러 감염증을 한꺼번에 치유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한 단계 다가서는 성과를 올렸다. 연구팀은 다양한 기생충들이 어떻게 인간의 몸속에서 함께 거주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시도했다.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기생충 목록과 기생충이 기생하는 신체부위, 기생충에 대한 면역체계의 대응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관계망을 형성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의 다중감염에 대한 이 관계망은 인간의 몸 안에 살고 있는 기생충들의 먹이사슬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또 관계망을 그림으로써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기생충에 대한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다중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연구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종류가 서로 다른 기생충들이 하나의 숙주 공간을 함께 공유하는 성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기생충 그룹이 여러 감염증을 한꺼번에 치유하는 치료제 개발의 첫 번째 표적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의 주요저자인 셰필드 대학 동식물과학부 그리피스 박사는 “한 사람의 몸 안에 다양한 종류의 기생충들이 기생하면서 다양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기생충들이 인간의 몸속에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발견한다면 더 좋은 감염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구상한 먹이사슬 관계망은 종류가 다른 기생충들이 어떻게 함께 생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발견으로 이어졌다”며 “두 가지 이상의 감염 질환을 한꺼번에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동 연구팀과의 다음 작업은 왜 동시감염 중 일부는 다른 감염보다 건강상 더 큰 위협이 되는지 밝히고, 면역체계가 다중감염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12일자에 게재됐고, 미국 과학뉴스 유러칼레트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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