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근력운동, 몸짱 되려다 탈장 된다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

서울 강서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올 초 헬스장에 등록하고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봄을 맞아 다이어트도 하고, 올 여름에 멋진 식스팩을 만들어 휴가를 떠나고 싶은 마음에 평소 잘 하지 않던 복근운동을 집중적으로 했다.

그런데 몇 주가 채 지나지 않아 사타구니 주변이 작은 공처럼 튀어나오는 증상이 나타났다. 진료 결과, 탈장 진단을 받고 바로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하고 수술한 결과 하루 만에 퇴원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섣부른 욕심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했다가는 몸짱이 아닌 탈장으로 고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탈장 수술은 1999년 1만7000건에서 2008년 2만 7387건으로 9년 만에 1만 건 이상 늘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져 구멍이 나면서 장이 복벽 밖으로 밀려나온 현상을 말한다. 소장이나 장간막 등이 복강 내 압력에 의해 약해진 복벽을 뚫고 나오면서 사타구니, 배꼽 주변에 작은 풍선주머니처럼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탈장의 75%는 사타구니에 생기는 서혜부 탈장인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구분할 수 있다. 복압은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 높아질 수 있다.

흡연과 노화는 복벽근막이나 근육을 약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복부비만이 심할 경우에는 과도한 지방 축척에 따른 복압상승과 복벽 조직 약화를 모두 유발해 탈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무리한 근육운동으로 복부 근막이 손상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탈장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명 ‘스포츠 탈장’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주로 과격하고 허리를 많이 구부리는 운동선수들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일반인에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식스팩’을 만들기 위해 본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복근 운동을 하면 복벽에 과도한 긴장과 복압의 상승을 일으켜 탈장을 유발할 수 있다.

메디힐 병원 민상진 원장은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은 중요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신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복근운동을 하거나 몸을 비트는 행위를 반복하면 탈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탈장은 초기에 아랫배 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복벽의 구멍을 통해 빠져 나온 장이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해당 부위에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장기가 썩는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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