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실효성과 부작용 문제로 논란을 빚어온 자궁경부암 백신이 안전성 문제로 또 다시 의료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의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단 모든 여성이 반드시 맞아야 하는 불가결의 백신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 심포지엄에서 일부 의학자들이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을 주장하며 백신 접종 중단에 대한 의견을 내세웠다.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특수 알루미늄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다.

이 심포지엄에 참석한 파리대학 프랑수아 오쉐 교수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효과를 높이기 위해 첨가한 수산화알루미늄염이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신경장애 및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DNA가 알루미늄에 달라붙어 인체에 심각한 자기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자의 견해도 있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백신 효능의 유효기간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앞서 있어왔다. 백신의 효능은 5~6년 간 지속되지만 영구적인 약효가 있는 것처럼 알려졌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지난 2006년부터 접종을 시작한 자궁경부암 백신은 올해로 9년째 접어든다. 백신 접종률이 90%에 달하려면 6~9년가량 걸린다는 CDC의 기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의 높은 접종률도 더 이상 의문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또 CDC는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 자체가 미흡하다는 의학자들의 의견도 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하는데 그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16종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백신으로는 이 중 2가지밖에 예방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백신은 GSK의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로 이 백신들은 16·18형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사실상 자궁경부암 원인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단 나머지 30% 정도에 대해서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백신이 자궁경부암 예방에 100%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인식에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부작용 논란과 관련해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국제기구, 학회 등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FDA는 앞서 지난 2012년 백신에 포함된 알루미늄 최대 노출량이 영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안전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에 함유된 알루미늄의 안전성을 확신한다는 평가 결과를 밝혔다.

세계산부인과불임학회(COGI)도 지난달 2일 국제회의를 통해 백신에 대한 자체적 평가와 보고된 의심 사례들을 종합해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COGI에 참석한 전문 패널단과 토론 참가자들이 WHO의 안전성 모니터링 자문위원회, 미국 및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 세계백신면역연합, 국제산부인과학회 자문위원회, 북유럽의 4상 모니터링 연구 등이 제공한 HPV 백신의 지속적인 안전성 평가를 검토한 결과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대표적인 생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자궁경부암 백신에 반대하는 소수 백신 회의론자들만 모여 진행됐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웠다”는 편향성을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달 26일 후생노동성의 공청회를 통해 심포지엄 발표 내용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후생노동성 전문가검토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근육 내에 주사한다는 점에서 다른 백신보다 통증이 강하다. 따라서 이러한 심신 반응으로 백신 접종 후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3일 자궁경부암 함유 면역증강제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수산화알루미늄염은 자궁경부암 백신뿐 아니라 간염, 폐렴구균,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등에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안전성이 확보된 면역증강제다.

단 식약처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의사의 처방, 지도·감독 하에 접종되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접종이 가능한 상태인지 반드시 전문가의 확인을 받고, 접종 후 의료기관에서 30분간 휴식을 취하며 알레르기 반응 등의 유해사례가 없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궁경부암은 성관계로 전염이 되는 HPV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에게는 예방 효과가 없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성생활을 점검하고 건강상태를 고려해 필수가 아닌 개인의 선택에 따라 주사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병원 측도 모든 여성 환자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하기보다는 백신이 필요한 상황과 효능, 부작용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통해 주사를 접종할지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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