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마늘? 미세먼지에 특효 음식은 없다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점령한 가운데 각종 언론에서는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에는 삼겹살을 먹으면 좋다는 기사가 나오다가, 쑥 들어갔다가 갑자기 상극으로 변했다. 대신 해조류, 마늘, 녹황색 채소 등이 중금속 해독 또는 배출, 면역력 강화 등으로 미세먼지에 특효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의학자 가운데 “웬 생뚱맞은 소리”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일부 음식이 면역력을 강화하거나 중금속을 해독하는 성분이 있을지라도 미세먼지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는지 검증된 것은 없다는 것. 게다가 미세먼지가 어떻게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을 모르는데, 어떤 음식이 좋다는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

충북대병원 내과 한정호 교수는 “전염병이 돌거나 미세먼지, 황사 등이 불 때 위생에 소홀히 해서 병원(病源)에 노출되고 나서 이를 음식으로 해결하려 것은 비과학적”이라면서 “예부터 인류가 음식을 통해 몸을 치유해왔기 때문에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음식과 약은 뿌리가 같다)의 의식 등이 결합한 결과인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언론에서는 “해조류가 수은을 비롯한 중금속 배출에는 특효이므로 초미세 먼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도했지만, 재작년 국립환경과학원이 2009~2012년 19세 이상 6000명을 조사했더니 인체 수은 농도는 해산물을 많이 먹는 해안 주민에게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대체로 어떤 음식이 어떤 경우에 특효라는 발상은 상술과 겹치곤 한다”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호주, 일본 등 외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어떤 음식이 좋을까?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면서 “흰쌀밥이나 하얀 빵보다는 현미나 잡곡을 섭취하면서 채소, 생선, 해조류, 콩 등을 골고루 먹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길거리에서 팔거나 조리하는 음식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쌓여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피하도록 하고 방진마스크를 착용해서 먼지가 코나 입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나 황사가 대기를 덮을 때에는 야외운동도 삼가고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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