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정 안다고? 우울증에 되레 독 되는 말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장애 중 하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1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의학저널 ‘플로스 메디신’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우울증이 특히 심각하다.

하지만 국내도 지난 2013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기준으로 보면 100명당 1명이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또 신체가 아닌 정신적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흔한 질병인 만큼 우리 주변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존tm홉킨스대학교 정신의학 및 신경학과 교수인 아담 캐플린 박사에 따르면,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에게 서투른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편이 낫다.

캐플린 박사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던진 위로의 말이 그들의 결점이나 나약함을 더욱 부각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플린 박사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말은 우울증 환자에게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어떤 심정인지 잘 알아=공감의 제스처는 상대에게 큰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상대가 처한 입장을 잘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공감하는 것은 위험하다. 캐플린 박사는 “사람들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우울증을 경험한다”며 “상대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냥 들어주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또 “자신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서 상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단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받아들여=‘받아들여’라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해’의 문구는 상대가 처한 상황을 하찮은 것으로 묵살해버리는 표현이다. 우울증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등 일상생활을 망가트리는 심각한 질환이다.

일상적이고 평범한 궤적을 벗어나 허우적대고 있는 사람에게 별일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캐플린 박사는 우울증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힘내=힘내라는 표현 역시 받아들이라는 표현과 비슷하다. 캐플린 박사는 “상대가 힘을 낼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벌써 기운을 차렸을 것”이라며 “위로의 말을 던지는 것보다는 상대의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며 ‘힘들었겠다’는 정도의 호응을 해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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