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때 해열제 먹으면 주변 사람 감염↑

 

열 떨어지면 바이러스 증식

독감에 걸렸을 때 약을 먹으면 독감에 의해 동반된 증상들이 완화된다. 하지만 독감 약을 먹으면 가족이나 주변 동료들의 독감 감염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감기 혹은 독감 치료제는 감기나 독감으로 인해 동반된 고열, 두통, 콧물, 근육통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증상이 자연적으로 완치될 때까지 좀 더 편하게 견딜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독감약을 먹어 열을 인위적으로 제압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다. 열이 난다는 것은 몸 안의 바이러스를 감소시킨다는 의미다. 즉 아스피린이나 해열·진통제, 소염제 등의 약을 먹어 열을 떨어뜨리면 바이러스가 줄어들지 못하고 오히려 늘어나 감염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해당 대학 수학과 데이비드 언 교수는 “독감에 걸려 열이 나면 몸이 불편하고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열제를 복용한다”며 “하지만 약간 편해지고자 하는 이 행동이 오히려 더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또 “독감이나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학교나 직장에 간다”며 “사람들은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오히려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작용을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과 독감실험을 위한 동물모델로 가장 적합한 흰담비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독감과 해열제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했다. 또 해열제를 복용해 바이러스가 늘어난 한명의 사람이 한 해 동안 얼마나 많은 감염자를 증가시키게 되는지 산출하는 수학적 모형을 만들었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열을 인위적으로 제압하면 1년간 환자가 5% 증가하고 독감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환자도 1000명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마스터 의과대학 데이비드 프라이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독감이 번지는 현상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밝혔다.

또 “열은 병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어기제로 작용한다”며 “독감이나 감기로 인해 열이 난다면 약을 복용하고 밖으로 나가기보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왕립학회회보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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