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분열? 병원협 “파업 반대-자회사 찬성”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3월 3일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중대형급 병원 경영인들로 구성된 대한병원협회가 “어떠한 경우든 병원 문을 닫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문제와 관련해 극히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 원격진료를 강력 저지하고 있는 동네병원과의 입장 차이가 주목된다.

병원협회 나춘균 대변인은 14일 “저수가 등으로 인해 의료인들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병원 문을 닫고 투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총파업은 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주도의 총파업에 대해 심정은 이해하지만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는 김윤수 병원협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원격의료가 꼭 필요하다면 만성-경질환자, 도서벽지, 그리고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에 대해서만 일정한 규정과 제한을 두고 시행해 병원들의 몰락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협회는 의사협회가 반대하고 있는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보였다. 김윤수 회장은 “정부의 투자활성화대책은 전국 880여개의 의료법인들의 재정상태 개선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발표된 것”이라며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에 따른 얻어진 이익금은 (경영이 어려운) 의료법인에 재투자돼 안정을 되찾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협회는 의사협회가 총파업 명분으로 내 건 원격의료-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반대, 의료수가 개선 등 3가지 이슈 가운데 의료수가 개선에만 찬성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병원협회 김윤수 회장은 지난 3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규제중심 정책으로 인해 병원들이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며 저평가된 의료수가를 현실화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병원협회처럼 공식 의견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대형병원들의 속내도 병원협회 입장과 대동소이할 것”이라며 “원격의료-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이슈에 대해 중-대형병원과 동네병원 간의 시각 차가 분명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중대형급 병원 경영자들의 협의체인 대한병원협회가 정부의 정책에 대해 ‘스탠스’를 분명히 함에 따라 총파업을 결의한 의사협회 주도의 투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쟁보다는 대화를 원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어 총파업 투쟁 동력이 많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미 정부에 협의체를 제안한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원격의료-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반대, 의료수가 개선 등을 놓고 적극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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