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힘든 삶도 산 사람은 살게 되는 이유

 

내성·집중력 생겨

폭탄 테러나 ‘묻지마’ 폭행과 같은 사건·사고 기사를 접하면 기분이 언짢은 수준을 넘어 불안감 때문에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내용을 접했을 때는 헤드라인만 대충보고 외면하기보다 차라리 글 전체를 꼼꼼히 읽으면서 내용을 확인하는 편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스라엘 텔 아이브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테이블’과 같은 중립적인 단어와 ‘테러리즘’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보여준 뒤 중립적인 단어가 어떤 색깔의 잉크로 프린트 돼 있는지 맞추는 실험을 했다.

일부 실험참가자들은 부정적인 단어를 한번만 본 뒤 중립적인 단어를 봤고, 남은 참가자들은 부정적인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본 뒤 중립적인 단어를 보았다. 이후 연구팀이 중립적인 단어의 색깔을 묻자 부정적인 단어를 수차례 본 참가자들이 한번만 본 참가자들보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잉크의 색깔을 기억해냈다.

왜 이 같은 차이가 생기는 걸까. 연구팀에 따르면 위협적인 단어를 보면 감정적인 반응을 하게 되고 이 감정을 제어하는데 에너지가 소비되면서 주의력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단어도 반복해서 보게 되면 그 단어에 둔감해져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않게 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세이 벤-하임 연구원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자극을 걸러내는 능력이 있다”며 “우리가 시끄러운 소음이 있는 공간에 오래 머물러 있다 보면 어느새 소음을 무시하고 자기 일에 집중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또 “인간에게 이런 능력이 없었다면 하루하루를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비극적인 기사 헤드라인을 보게 됐다면 회피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읽는 편이 다시 일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주의, 지각, 정신물리학’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정보지 프리벤션이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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