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에서 17개 종양 적출 뒤 기적의 임신

 

자궁적출 위기에 놓였던 여성이 자궁근종수술에 성공하면서 쌍둥이를 임신하는 극적인 일이 국내에서 일어났다.

자궁 근육 층에 양성종양이 생기는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지만 종양 발생 원인이 불분명한데다 자가진단이 어렵고 증상마저 뚜렷하지 않아 자칫 방심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좌시할 경우 불임 상태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수술을 받은 40대 대구여성이 최근 임신에 성공했다. 수술을 통해 이 여성의 자궁 속에서 적출한 근종의 개수는 무려 17개에 달한다. 심지어 그중 덩어리가 큰 것은 지름이 8cm가 넘었고, 7~8개의 근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에 버금갈 정도로 크기가 컸다.

이 여성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성모병원 자궁근종센터장 김미란 교수는 국내 자궁근종 로봇수술의 권위자다. 하지만 해당 여성의 경우 복강 내 근종의 크기가 큰데다 개수까지 많아 자궁 내 로봇수술 기구를 집어넣을 틈이 없었다. 수술기구를 삽입할 공간조차 없을 만큼 근종이 가득 찬 경우에는 개복수술이 불가피하다.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이 불가능한 이 자궁근종 환자의 개복수술은 무려 4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수술도중 수혈을 시행해야 했을 만큼 쉽지 않은 수술이 진행됐다.

다행히 이 여성의 자궁 속 근종들은 모두 깨끗이 제거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 쌍둥이 임신소식까지 전하기에 이르렀다. 다른 자궁근종 환자들에 비해 상태가 안 좋았던 데다 나이도 임신하기 다소 많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임신에 성공한 것이다.

만약 이 여성이 수술을 받지 않고 근종을 방치했다면 생리과다 현상이나 근종의 주변장기 압박에 의한 빈뇨는 물론 불임 역시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여성은 서울성모병원에 내방하기 전 다른 병원에서도 수차례 진단을 받았지만 자궁적출이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받기까지 했다. 만약 김미란 교수를 만나는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평생 불임이라는 아찔한 상황에 이르렀을 수 있다.

김미란 교수는 “43살의 나이에 근종 개수까지 많은 여성이 수술을 받고 임신에 성공했다”며 “이 여성처럼 임신을 위해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늦은 나이에도 임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여성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궁 근종의 크기가 크거나 복강경 수술로 제거키 어려운 위치에 있는 근종은 로봇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 로봇수술은 수술시간을 크게 절약할 뿐 아니라 유착이 적고 환자의 회복상태가 빠르며 통증도 적다. 김미란 교수는 로봇수술을 통해 한 여성의 자궁 속에서 근종 20여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 적도 있다.

김미란 교수는 “자궁근종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한다면 여대생처럼 나이가 어린 미혼여성도 1년에 한 번씩은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근종이 이미 생긴 경우라 할지라도 수술을 통해 임신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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