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항암제 에볼트라 건보혜택 환영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검정심)에서 내년부터 시행예정인 위험분담제의 첫번째 대상 의약품으로 백혈병 치료제 “에볼트라(Evoltra)”를 건강보험 적용하는 결정을 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5일 “에볼트라는 1차와 2차 치료에 실패한 소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에게 최후의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암제로 대상 환자수는 10~20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약값만 4천만원에 육박해 그동안 가난한 환자는 치료를 포기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내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 암환자 본인부담 5%에 해당하는 2백여만원만 지불하면 치료받을 수 있게 돼 해당 환자들은 물론 환자단체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에볼트라” 등과 같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중에는 안전성이 검증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허가는 받았지만 효능·효과나 보험재정에 대한 영향 등이 불명확해 원칙적으로는 건강보험 적용이 불가능한 약제들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약제라도 대체가능한 다른 약제나 치료법이 없어서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암이나 희귀질환의 경우에는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 보장 차원에서 우선 건강보험 적용을 하되 제약사가 사후적으로 판매액의 일부를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 반환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를 “위험분담제(Risk Sharing)”라고 부른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는 ① 반응 있는 환자만 투약을 지속하고 반응 없는 환자는 투약을 중단하고 그 치료액만큼 공단에 환급하는 “조건부 지속치료 + 환급”, ② 일정 금액을 넘는 청구액의 일정 비율을 제약사가 공단에 환급하는 “총액 제한”, ③ 보험 청구액의 일정 비율을 제약사가 공단에 환급하는 “리펀드”, ④ 환자 당 사용한도를 정하고 초과 청구금액의 일정 비율을 공단에 환급하는 “환자 단위 사용 제한” 등 다양한 위험분담제 유형을 도입하겠다고 입법예고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에 건정심을 통과한 에볼트라는 ‘조건부 지속치료 + 환급’ 유형으로 재정 기반의 ‘총액 제한’, ‘리펀드’, ‘환자 단위 사용 제한’과 달리 환자의 치료효과를 기준으로 하는 성과 기반의 위험분담제”라며 “이는 치료효과의 판단주체, 평가기준 설정 등에 있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아직 검증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어 이러한 이유로 시민사회단체는 에볼트라를 ‘조건부 지속치료 + 환급’ 유형의 위험분담제로 건강보험 적용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에볼트라에 대해 ‘조건부 지속치료 + 환급’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하고 운영함에 있어 객관적이고 투명해야 하며, 우려를 표시한 시민사회단체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제도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특히 해당 제약사가 환자의 치료효과 데이터 작성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2014년 적용되는 위험분담제 대상 약제들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했던 다양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해 기존에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던 ‘리펀드’를 제외한 다른 유형의 위험분담제에 대해서도 검증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보건의료 환경에 적합한 위험분담제 유형을 찾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6년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 방식(Positive list system)”이 도입되면서 의약품은 식약처의 허가만 받으면 누구나 비급여로 구입해 치료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매달 수백만원씩 하는 고가의 비급여 항암제나 희귀질환약제를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가난한 환자들은 생명 연장의 혜택을 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앞당겨야 했다. 특히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암 및 희귀질환 약제의 약가협상은 한번 결렬되면 수개월 후 다시 진행되는데 이때에는 그 약을 기다렸던 환자들은 이미 모두 사망하고 없는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되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가 위험분담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제약사에게 높은 약가를 주기 위함도 아니고, 공단의 약가협상력을 높여주기 위함도 아니다. 위험분담제는 약가를 높이 받으려는 제약사와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하려는 공단간의 줄다리기 때문에 약가협상이 결렬되어 암 및 희귀질환 환자의 심각한 의약품 접근권 침해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약사도, 공단도 원칙적으로 통상의 약가협상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하고, 위험분담제는 약가협상 결렬 직전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 보장 차원에서 마지막 카드로 제시하는 등 성숙한 약가협상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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