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때문에 자살? 자살 방지 역할도 한다

 

언어적 폭력과 왕따를 양산하는 온상으로 여겨지는 인터넷 공간의 편견을 깨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인터넷 공간이 감정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에 실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이 자해·자살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발견됐다.

그동안 인터넷 사용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들이 줄을 이어왔다. 일례로 영국 레스터셔에 사는 14살 소녀 하나 스미스가 SNS를 통해 모욕적인 메시지를 받고 난 뒤 지난 8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또 영국 아동학대방지학회(NSPCC)는 11세~16세 아동의 20퍼센트가 인터넷상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악플러의 공격을 받는 등 어려움에 처한 경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 역시 자해 확산, 자살 증가 등을 인터넷 사용의 위험요소로 꼽았다. 하지만 이 연구팀은 인터넷 채팅방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채팅방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를 받고 같은 부류의 사람과는 위로를 주고받으며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키이스 교수는 “인터넷을 통한 소통은 젊은 사람들의 자살 충동을 막는데 잠재적 기여를 한다”며 “다음 단계는 이런 소통채널을 통해서 치료적 개입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오프라인의 삶속에서 자신의 정신적 고통과 절망을 토로할만한 상대가 없는 사람이 인터넷상에서 익명의 사람들과 자살, 자해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토론하고 공유한다. 그들은 위안의 상대를 찾기 위해 자살 사이트와 같은 공간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이트를 무조건 검열하고 삭제하기 보다는 감정적인 고통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도울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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