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불을 켜려면 붉은 등이어야 하는 이유

 

새벽동이 틀 무렵까지 전등을 켜놓고 밤샘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습관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우리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밤 시간 인공조명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당뇨, 비만, 우울증, 위장병, 심혈관질환, 심지어 암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팀은 야간에 근무하는 2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일반 남성들보다 전립샘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다른 연구팀은 심야 노동자들의 유방암 위험률이 일반인보다 60%나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암전문가인 미국 코네티컷대학 리차드 스티븐 교수는 전기가 발명된 이후 인공조명이 인간의 일상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몇몇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티븐 교수는 “인류의 역사는 20만년에 이르는 반면 전기 역사는 100여년에 불과해 해가 진 후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은 인류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며 “인공조명이 우리 몸의 내부 메커니즘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신진대사, 혈압, 혈당 등 신체 기능에 혼선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교수에 따르면 밤 시간에 분출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잠을 유도하고 혈압과 혈당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밤중에 조명을 켜면 이 호르몬이 나오는 것을 막아 생체리듬을 방해하고 질환의 위험률을 높인다.

인공조명의 색깔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과학 웹진 ‘신경과학 저널’에 실린 최신 논문의 연구팀은 햄스터가 밤 시간에 푸른 조명에 있을 때와 붉은 조명에 있을 때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연구팀은 조명 색깔이 햄스터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모든 인공조명이 인체에 해롭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백열전구나 컴퓨터 스크린에서 나오는 파란 불빛(우리 눈에는 흰색으로 보이지만 스펙트럼 상은 푸른색)은 멜라토닌의 수치를 낮추고 잠을 깨게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밤에 사용하면 좋지 않다. 반면 붉은 조명은 우리 생체 리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교수는 자연에서 푸른빛은 ‘일어나라, 아침이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밤 시간에는 촛불이나 어두운 붉은색 조명을 사용하라고 말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시러 갈 때 붉은 조명을 켜면 다시 잠드는데 어려움이 덜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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