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나이, 가슴 빨리 늙고 심장은 늦어

 

현재 자신의 나이가 45세라면 신체의 각 세포조직 나이도 마흔다섯 살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자기 몸의 일부이기 때문에 나이가 같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세포조직들의 연령을 측정하는 생체시계를 발견한 미국 UCLA 연구팀이 보편적인 상식을 파괴하는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의 과학자들은 타액과 같은 인체물질을 이용해 염색체의 변형 정도를 확인하고 세포조직의 나이를 측정했다. 반면 이번 연구를 진행한 UCLA팀은 ‘메틸화’ 반응을 이용해 나이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냈다. DNA의 화학적 변형 과정인 메틸화는 기존 방법보다 훨씬 정확하게 세포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UCLA 인류유전학과 스티브 호바스 교수와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과 암에 걸린 사람의 심장, 폐, 뇌, 간, 신장 등 51개의 신체조직에서 8000개의 샘플을 채취해 353개의 메틸화 반응을 데이터화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신체의 다른 어떤 부위보다도 가슴 조직이 빨리 노화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건강한 가슴 조직은 다른 조직보다 2년 정도 나이가 많았고 유방암 조직은 무려 12살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성들이 유방암에 많이 걸리는 원인 역시 바로 이 생체 나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했다.

반면 매일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심장 조직은 연구팀이 예상했던 것보다 무려 9살이나 어린 것으로 측정됐다.

호바스 교수는 메틸화 반응 하나를 통해서 인간의 신체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언급했다. 단 메틸화와 나이는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지 인과관계에 놓여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내 연구법은 뇌, 폐, 연골 등 신체의 각기 다른 부위들을 비교한 것으로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한 것과 같다”며 “또 이 방법이 모든 신체 조직에 통하는 것도 아니다. 세포 나이를 결정하기 위한 보다 정교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유전체 학술지 ‘게놈 바이올로지’에 실렸고 미국 시사지 타임이 22일 보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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