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너무 좋아하는 당신, 엉덩뼈가 죽는다

혈류 차단돼 뼈 조직 죽어

대기업 이사인 김모(52)씨는 1년여 전부터 엉덩뼈 근처가 가끔 욱신거리며 아팠다. 하지만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좀 많이 해 그런가보다 하고 무시했다.

그리고 1주일에 두서너 차례씩 술자리에 참석했다. 그러다 최근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술 때문에 대퇴골과 관절에 이상이 왔다”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다행히 초기이니 약물 치료부터 해보자”며 “앞으로 술은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환자가 30~50대 남성인 질병이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다.

대퇴골두는 넓적다리뼈의 윗부분으로 골반뼈와 연결돼 고관절(엉덩이 관절)을 이룬다. 이 대퇴골두로 가는 혈액이 차단돼 뼈 조직이 죽는 병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다.

뼈는 약해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뼈가 약해져 있는지를 알기 힘들다. 이 때문에 병이 많이 진행되고 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도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 이외에는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

이 병의 가장 큰 원인은 음주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의 지방 성분이 혈관을 통해 넓적다리뼈 머리로 흘러들어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뼈가 쪼그라들면 뼈가 받치고 있는 관절의 연골막이 내려 앉아 관절도 망가진다.

특별한 외상없이 갑자기 고관절부 통증이 생기고 절뚝거리게 되거나, 특히 평소에 음주가 과하였거나 부신피질 호르몬을 장기간 사용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의 15~20%는 엉덩이가 부실해 뼈가 부러지거나 관절염으로 고생한다. 이런 넓적다리뼈나 골반, 엉덩이 관절 등을 튼튼하게 하려면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생선, 우유, 미역, 김 등 칼슘이 듬뿍 든 음식과 비타민K가 풍부한 상추를 비롯한 채소, 육류 등을 골고루 먹는 게 좋다”고 말한다. 또 영양제를 복용하고 수시로 햇볕을 쬐어 비타민D를 흡수하는 것도 뼈와 관절 건강에 좋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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