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중독은 내가 내 자신에게 중독되는 것”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중독 상태를 자각하면서도 이 온라인 관계망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실사회에서의 대인관계는 줄이고 포기하면서 웹을 기반으로 한 공간에서의 활동 빈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도박, 마약, 담배뿐 아니라 SNS 또한 ‘중독’이라는 정신질환의 영역에 포함되기에 이르렀다. SNS 중독자들은 본인이나 지인들의 활동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나 트위터의 트윗글을 확인하지 못하면 초조해하거나 화를 참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새로운 신경과학 연구들이 이 중독 증세의 원인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중독의 대상이 SNS가 아니라 SNS사용자 자신이라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의 다이아나 타미르와 제이슨 미첼 연구원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스캐너에 참가자들을 눕게 하고 그들에게 몇 가지 선택권을 주었다. 연구원이 그들의 뇌 활동을 측정하는 동안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다른 사람의 태도에 대해 심판하거나 ▲간단한 퀴즈에 답하는 세 가지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이야기해도 된다는 것이다. 단, 매번 선택을 할 때마다 실험 참가비용의 일정 금액을 깎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비용의 17%를 평균적으로 포기하는 결과를 보였다. 왜 사람들은 돈까지 포기하면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까.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의 뇌는 자신의 직업과 가족부양까지 포기하며 마약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뇌와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이들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측좌핵이 활성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측좌핵은 코카인과 같은 약물을 흡입할 때 자극을 받는 대뇌 부위로 자극을 받을수록 중독된 대상을 찾게 된다.

독일 베를린 자유협회의 연구원 달 메시와 그의 동료들 역시 연구 참여자들의 뇌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의 참여자들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 측좌핵이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그들에게 페이스북 친구 수와 하루 페이스북 사용 시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측좌핵이 활동적인 사람일수록 페이스북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실험결과들을 보도한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이것이 바로 SNS의 인기비결이라고 밝혔다. SNS는 자신의 생각을 적고 사진을 올리고 자기 의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스스로를 고취시키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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