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정상인데 툭하면 폭발하는 아이

핵가족화로 친척 모임은 명절에만 국한된 경우가 늘었다. 추석을 앞두고 있는 요즘 대가족 모임이 미리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모임이 유쾌할 수 없는 가정도 있다.

사회성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김모(9) 군의 어머니는 “지난 설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에게 폐만 끼치는 것 같아 죄송스럽다”며 “아이가 분노발작을 일으켜 일찍 자리를 떠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화목하고 단란한 친척 모임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한정돼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반적 발달 장애’의 일종이다.

그러나 언어 발달에 뒤처짐이 없고, 지적장애를 동반하지 않아 ‘부모의 양육기술이 부족했다’ ‘아이를 너무 막 키웠다’ ‘아이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들을 때도 적지 않다. 아이의 태도를 부모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비판적인 시각은 부모를 더욱 힘들게만 할 뿐이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때때로 분노발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확실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천적 장애이기 때문에 부모의 양육방식에 의해 발생하는 일은 없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포함한 자폐 스펙트럼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서로 맞물려져서 발생한다. 단, 자폐 스펙트럼장애인 쌍둥이를 조사한 결과, 일란성 쌍둥이의 60~90%의 비율이 함께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특정한 유전자가 관련돼 있다는 견해가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규명하는 데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유전자 외에 태내 환경의 영향 등도 고려되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세상에 알려진 지는 30년 정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불과 10년 정도밖에 안 됐다.

아직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많아 아스퍼거 증후군인 사람은 여러 가지 사회 상황 속에서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말투나 내용이 과장돼 있다’거나 ‘눈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흥미의 폭이 좁아 관심이 한 곳에 집중돼 있는 특성들로 인해 본인은 악의가 없었는데도 미움을 사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2차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근래, 아스파거 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주위 사람들에게 이해 받지 못하고, 정상인과 똑같은 생활방식을 강요당하는 이들이 있다”며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장애와 유사한 ‘뇌기능 편향’이라는 장애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미혜 인턴 기자 mihye512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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