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병 고치러 갔다 큰 병 얻어 올 판

 

감염 최소화해야

요즘 종합병원들은 첨단시설을 자랑한다. 병원의 대형 건물은 으리으리하고, 인테리어도 화려하기만 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이런 병원 내에서 박테리아 등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 ‘병원 갔다 병 얻어 오는 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국·내외 병원이 마찬가지다.

해외의 경우, 지난해 스코틀랜드 에딘버러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는 대도시 종합병원에서 생겨난 뒤 환자를 통해 중소병원으로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역 종합병원에서 돌아다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 구균(MRSA)의 변종의 근원지를 파악해보니 대도시 종합병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환자가 붐비는 대형 종합병원은 환자들 간 전염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며 “슈퍼 박테리아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주된 요인은 환자들을 각지의 병원에 위탁해 치료를 받게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프랑스 외에는 보고된 적 없던 슈퍼박테리아가 국내에서 집단으로 발견된 사례를 계기로 병원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13개 병원의 환자 63명에서 분리된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CRE) OXA-232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CRE 유형이다.

지난 3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CRE를 ‘악몽의 박테리아’라고 칭하면서 “강력한 항생제도 효력이 없어 치료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10~2011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병원감염감시자료를 보면 의료감염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중환자실 환자의 혈액 감염은 입원기간 또는 의료기구장착기간 1000일 당 3.27건으로 조사됐다. 요도나 방광으로 감염되는 요로감염은 1000일 당 4.8건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국내 병원감염이 심각한 이유는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하는 병원이 많고, 5~6인용 병실이 많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의료진의 노력으로 병원감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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