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번성한 것은 ‘야구’를 잘했기 때문?

잘 던지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 후보로 꼽히며 맹활약하고 있는 류현진(26·LA 다저스). 최근 개봉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미스터 고’의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

둘의 공통점은 야구를 아주 잘한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최고 구속 95마일(약 152㎞)에 달하는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의 공으로 타자를 요리하는 최고의 투수다.

285㎏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의 고릴라 링링은 사람의 20배에 달하는 엄청난 힘을 이용해 투수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공을 던지고, 타자로도 장외 홈런을 펑펑 터뜨린다. 하지만 고릴라가 이렇게 공을 세게 던질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빠르고 정확하게 던지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는 사람보다 3~4배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던지는 속도는 시속 30㎞대에 불과하다.

이런 인간의 던지는 능력은 200만 년 전 인류의 진화에서 비롯됐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닐 로치 박사(생물진화학)는 과학학술전문지 ‘네이처(Nature)’ 6월26일자에 실린 논문에서 “직립원인인 호모 에렉투스에서 일어난 해부학적인 변화 덕분에 인간이 빠르고 정확하게 물체를 던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속 모션캡처 카메라를 이용해 20명의 대학 운동선수들(야구선수 16명 포함)의 던지기 동작을 촬영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공을 던지는 힘의 절반은 어깨에 저장된 탄성 에너지가 내며, 나머지는 근육의 힘으로 나타났다. 또 팔과 어깨뼈의 구조에서도 인간은 잘 던질 수 있게 돼 있는 반면, 침팬지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던지기를 사냥의 수단으로 선택한 것은 인간의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로치 박사는 “인간이 물체를 빠르고 정확하게 던질 수 있게 되면서 더 큰 동물을 사냥할 수 있었고, 단백질 섭취가 늘면서 몸과 머리가 더 커지고 인류가 번성하는 원동력의 하나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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