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항바이러스 효소가 암도 유발

 

인간의 몸에서 생산돼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효소가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생물학과 해리스(Reuben Harris) 박사 연구팀은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효소인 APOBEC3B가 6가지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월에도 네이처(Nature)지에 해당 효소가 전체 유방암 발생 원인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해리스 박사팀은 19종의 암 샘플을 분석해 APOBEC3B 및 이와 연관된 10개의 단백질을 조사한 결과, APOBEC3B 단백질이 방광암, 자궁암, 폐암 2종류, 두경부암과 유방암에서 현저히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APOBEC3B는 건강한 조직에서는 발현 정도가 낮다.

또한 APOBEC3B가 유발하는 돌연변이 특징(Mutational Signature)이 해당 6개 암에서의 실제 돌연변이 패턴과 밀접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리스 박사는 “사람 개개인의 서명이 독특한 것처럼 이러한 효소들도 독특한 표시(mark)를 남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APOBEC3B가 HIV와 같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 해리스 박사는 “APOBEC3B 효소는 ‘양날의 칼’과 같다”면서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 세포를 보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고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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