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삼키면 7년간 뱃속에 남아있다?

 

어린아이, 자주 많이 삼키면 안 돼

“껌 삼키면 안 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이렇게 말을 하는 이유는 껌을 삼키면 배 안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사 결과, 여러 나라의 학교에서 ‘껌을 삼키면 소화되는 데 7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절대 삼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는 의학적인 측면에서 맞는 말일까. 씹는 껌은 기초제와 감미료, 향료, 방부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단맛과 향을 내는 성분은 뱃속에 들어가면 쉽게 녹아서 배출된다. 문제는 껌 기초제다. 위산과 장속의 소화효소를 견뎌낼 수 있는 성분이다.

껌 기초제는 보통 사포딜라나무에서 채취한 치클을 원료로 한다. 그러나 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포딜라나무에서 나오는 원료로는 턱없이 부족하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는 천연이나 인조의 폴리머(고분자량 화합물)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은 튜브의 원료로 사용되는 부틸 고무 등 다양한 재료를 껌의 기초제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런 재료들은 탄력성이 아주 좋아 거의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껌의 기초제가 고무 등의 재료로 만들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뱃속에서 7년 동안 남아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껌은 적은 양을 삼켰을 경우, 소화기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려간다. 동전 같은 것도 2㎝ 이하 작은 것은 위를 통과해 밑으로 내려간다. 따라서 껌은 다른 물건보다는 훨씬 부드럽기 때문에 몸에 해를 끼치지 않고 배출된다.

껌이 7년 동안 몸 안에 남아 있는 경우는 엄청난 양의 껌을 한꺼번에 삼켜야 하는 경우지만 곧바로 변비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상을 알아차릴 수 있다. 1998년 발표된 논문에 는 껌을 삼키는 습관 때문에 장폐색증 등이 생긴 어린이 3명의 사례가 있다.

2년 동안 심한 변비에 시달린 4살짜리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부모가 수시로 주는 껌을 삼키는 습관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아이는 하루에 껌 5~7개를 씹다가 뱉지 않고 바로 삼켰다. 이 아이는 병원에서 4일 동안 섬유질 보충제와 관장제 등을 먹었으니 효과가 없었고, 결국 의사가 아이의 대장에서 무른 사탕 모양의 덩어리를 꺼내야 했다.

두 번째 사례의 4살짜리 아이 역시 껌을 먹자마자 삼키는 버릇이 있었는데 의사가 뱃속에서 꺼낸 것은 다양한 색깔의 덩어리였다. 세 번째 사례는 18개월 된 여아인데, 위장에서 왁스처럼 끈적끈적한 물질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많은 양의 껌을 주기적으로 삼키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 그러나 어쩌다 삼키게 되는 한두 조각의 껌은 해가 되지 않는다”며 “아이가 껌을 삼키더라도 2020년 올림픽까지 배 안에 있을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영국 BBC 뉴스가 보도했다.

    권순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2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