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생쥐 몸에서 사람 간 만들었다

일본 연구팀 세계 최초 성공

일본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를 인간의 간으로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줄기세포로 심장세포나 간세포 등 세포 단위를 만든 적은 있었지만 간과 같은 장기 자체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의학대학원의 다케베 다카노리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4일자 인터넷판에 발표한 논문에서 “유도만능줄기(iPS)세포 기술로 생쥐의 몸에서 사람의 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iPS 세포는 다양한 인체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원시 세포를 가리킨다.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 복제배아줄기세포는 다 자란 세포와 여성의 난자를 융합해 만든다. 이에 비해 iPS 세포는 다 자란 성인의 세포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줄기세포로 만든 것으로 배아·복제배아 줄기세포에 비해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다.

연구팀은 먼저 iPS세포를 만들어 이를 다른 세포들과 함께 배양해 간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간 씨앗(liver bud)’을 만들었다. 간 씨앗은 5~6주차 태아가 가진 간의 초기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출생할 때가 되면 간 씨앗은 간으로 자란다.

연구팀은 간 씨앗을 생쥐의 뇌와 복부에 넣고 배양했다. 이 씨앗은 생쥐의 혈관에 연결돼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자라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니 간’은 단백질 생성, 해독 작용 등과 같은 인간의 간이 하는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케베 교수는 “이번 논문은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기능을 하는 인간 장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며 “생쥐에서 얻은 단백질 알부민을 검사한 결과 사람 간이 만든 알부민으로 확인됐고, 악성 종양 생성이나 면역 거부 반응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술을 사람에게 적용하려면 간 씨앗을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제 환자에게 도움을 주려면 10년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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