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루에 수십개씩? 머리털의 미스터리

<오준규의 ‘털 털’ 이야기>

한국인은 보통 하루에 50개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쯤 되니까 한국에서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은 25억 개이고 한 달이면 750억 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셈이다. 1년 정도 지나면 온 나라가 머리카락으로 뒤덮일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많은 머리카락이 지금도 사람들의 머리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에서 매일 5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잘 모른다. 사람은 어떤 자극이 계속되면 이를 느끼지 않도록 적응하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계속 있으면 냄새가 안 느껴지는 것이나 시계 초침 소리가 평소에는 안 들리는 것과 비슷한 원리랄까?

그러다가 어느 날 자기 머리숱이 예전보다 확실히 줄었다고 느끼는 순간 빠지는 머리카락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동안 안보이던 머리카락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여성은 머리카락이 길어서 ‘아쉬운 머리카락’이 더 잘 보인다.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 때문에 자기 머리숱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라 오해한다.

그러나 탈모는 많이 빠져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이 빠진 자리에 다시 나야할 머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다시 나기만 한다면 아무리 많이 빠져도 심한 탈모가 되지는 않으며 결국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루 머리카락이 50개가 빠지는 ‘정상 상황’을 상식적으로 금방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의학이 발전하고 있지만 정상인에게서 왜 하루 50개씩의 ‘소중한 머리카락’이 빠지는지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어떤 학자는 몸 안의 독소가 머리카락을 통해서 배출되는 것이라 주장한다.

동물은 다르다. 털이 자랄 때는 하나도 빠지지 않다가 털갈이 때가 되면 한꺼번에 빠져 나간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동물의 털과는 다르다. 2, 3년에 한번씩 TV 뉴스나 신문에 획기적인 탈모치료법이 개발되었다고 보도되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 대상이 아니라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방법이 사람 머리카락 치료제가 개발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머리칼과 동물의 털이 근원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데에도 걱정한다. 이런 기우가 모발산업계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 청소하면서 빠진 머리카락을 헤아리며 걱정하는 사람 중에 상당수는 멀쩡한 머리를 두고 스트레스를 받고 불필요한 처치를 해서 ‘없는 병’을 키우곤 한다. 다시 한 번 확언하건데 하루 수 십 개씩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대부분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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