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억제제 필요없는 신장 이식 첫 성공

삼성서울병원 김성주·박재범 교수

국내 의료진이 신장이식 수술 환자들이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을 수 있는 새 치료법을 성공시켰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박재범 교수팀은 2011년 12월 가족으로부터 신장과 골수를 각각 기증받아 순차적으로 이식받은 신부전증 환자 전모(48·남) 씨가 지난 해 11월22일부터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6개월 이상 거부반응을 겪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이는 신장이식 면역관용에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면역관용은 수혜자가 공여자의 이식 장기에 대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면역상태로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에 인체가 반응하지 않도록 하여 최종적으로 면역억제제 투여 없이 생존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장기이식을 한 후에는 환자의 면역 시스템이 이식받은 장기를 공격하는 거부반응이 나타나 이를 막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했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하면 당뇨병이나 고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다.

의료진은 면역관용을 유도하기 위해 아들의 신장을 이식한 데 이어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하는 방법을 썼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환자의 면역체계를 아들과 같게 바꿈으로써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것이다. 조혈모세포는 피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만드는 줄기세포다.

이번 환자는 신장이식 11개월째인 지난해 11월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은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신장기능이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번 치료법은 신장이식 시 발생하는 모든 면역반응은 골수에서 시작되므로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에게 기증자의 골수까지 이식하면 이식된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이론에 따라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세계 처음으로 성공한 신장이식 수술법이다.

김성주 교수는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신장이식은 우리나라의 생체 이식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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