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맞을 필요 없다?

 

상당수 전문가 “효능 과장… 정기진찰로 충분”

최근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고 국내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학계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효과가 과장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두 회사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백신은 우리나라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를 맞은 일부 환자들에게서 급성파종성뇌척수염과 길랑-바레증후군 등과 같은 중대한 신경 부작용이 잇따랐다. 일본에서는 여학생들이 ‘서바릭스’를 맞은 후 고개를 가누지 못하기도 하고, 경련을 일으키거나 발목 통증으로 보행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해 온 산부인과학회에서도 국내에서 부작용 사례가 있는지 자체 파악에 나섰다. 식약처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접종 중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 그만큼 또 부작용 발생 우려도 있다. 양면이 동시에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사례가 14건 보고됐지만, 일본처럼 심각한 부작용은 그동안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과 부작용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실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백신의 부작용과 함께 3차례 접종에 50~60만원의 고가 백신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판매가 시작된 2007년경부터 부작용과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2008년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기획기사를 통해 백신의 효과가 정확히 검증되지 않고 있는데다 비싼 만큼 제값을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에 관한 보고서 9749건을 분석한 결과 94%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으나 나머지 6%는 혈액응고, 마비,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7802건의 크고 작은 백신 관련 부작용이 보고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상황인데도 백신이 판매 초기부터 인기를 끈 것은 제약사의 과도한 마케팅과 로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으면 자궁경부암을 영원히 100% 예방한다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자궁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200여 가지 유형이 있으며 자궁경부암 발병에는 15가지가 관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HPV16과 HPV18이 전체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일으키는데 ‘서바릭스’는 이 두 가지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고 또 다른 백신인 ‘가다실’은 이이 더해 HPV6과 HPV11에도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다른 11~13가지에는 효과가 미지수다.

일부 의사는 성경험이 있는 여성 가운데 16형과 18형에 감염돼 암이 발생할 경우의 수는 1만 명 중 6명꼴에 불과한데다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안 받을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HPV16과 18형에 감염될 확률이 높지 않은데다 최근 이웃나라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때는 사전에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는 게 좋다”며 “백신은 마법이 아니며 정기검진만 제대로 받아도 자궁암 위험을 현격히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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