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간이식으로 거대 간낭종 치료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국내 최초로 거대 간낭종(물집) 치료에 간이식이 성공적으로 적용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안규리 교수)가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 환자의 거대 간낭종을 간이식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병원 측은 “현재 환자가 특별한 합병증 없이 일상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간 기능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간이식은 주로 간세포암, 중증의 만성 간질환, 전격성 간부전 환자에게 주로 적용되는 치료법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 최초로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 환자의 거대 간낭종 치료에 간이식이 적용된 것이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은 좌우 신장에 수많은 낭종(물집)이 발생하고 점차적으로 신장 기능이 감소해 신부전 상태에 도달하는 유전병이다.

간낭종의 합병증으로는 낭종 내 출혈, 감염, 간 파열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간의 크기, 동반된 간의 합병증, 신기능 및 환자의 임상 상태를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간경변이나 간부전이 합병되면 간이식도 고려할 수 있으나 그동안 간이식을 적용한 국내 치료 사례는 없었다.

지난해 9월 간낭종 치료를 위해 간이식을 받은 환자 박모(69·여) 씨는 20년 전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을 진단 받았다. 수년 전부터 신장과 간 기능이 악화됐으며, 지난해 4월 복수가 차고 간낭종의 무게가 15.5 kg(보통 성인의 간 무게는 1.2~1.4 kg)까지 증가했으며, 복부 팽만이 악화됐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초기에는 낭종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간 절제를 고려했으나,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감안하여 간과 신장 동시 이식을 선택하고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14일 서울대병원 외과 간이식팀에 의해 성공적으로 간을 이식 받았고, 수술 후 큰 합병증 없이 회복 후 퇴원했다.

박 씨는 현재 혈액투석을 받으며 신장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서경석 외과 교수는 “거대 간낭종을 동반한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 환자에서 간이식은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며 “이 사례처럼 거대 간낭종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경피 낭종 배액이나 간 절제만으로 치료가 힘들 경우에는 간이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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