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부르는 고혈압 복병, 눈 중풍 급증

최근 눈 중풍 환자 급증

고혈압이 무서운 것은 뇌졸중을 비롯해 심장과 신장 등에 생기는 각종 합병증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남모(50) 씨. 그는 3년 전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당시 혈압은 수축기가 160mmHg, 확장기는 110mmHg로 당장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중증 고혈압 상태였다. 하지만 남 씨는 불편한 증상이 전혀 없어 치료를 미루다가 최근 끔찍한 일을 당했다.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고, 두통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가 ‘고혈압성 망막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일찍 발견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지 늦었더라면 시력을 영영 잃을 수도 있었다. 망막은 의사가 직접 혈관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망막에는 10분의 1mm 굵기의 미세한 혈관이 있는데 높은 혈압을 견디지 못하고 막히거나 터져서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망막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눈 중풍(망막 혈관폐쇄증)’이 급증하고 있다. 60대 환자가 가장 많지만, 흡연을 하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고, 스트레스가 많은 30~40대에서도 10명 중 2~3명꼴로 발생한다.

눈 중풍은 망막의 동맥과 정맥이 각각 막히는 경우로 크게 나뉜다. 동맥이 막히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증상이 반복된다. 24시간 이내에 치료해야 실명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맥이 막히면 피가 들어가는데 빠져나오지 못해 황반부종, 유리체 출혈 등이 발생한다. 중심 정맥이 막혀 눈에 산소 공급이 안 되면 우리 몸은 홍채 주변에 스스로 신생 혈관을 만들어 죽은 조직을 살리려 한다. 이 때 신생 혈관들이 눈에서 분비되는 물을 막으면 안압이 높아져 신생혈관녹내장과 같은 2차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렇게 고혈압은 전신 혈관에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의사 처방에 따른 생활습관 개선과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한 번 고혈압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밥도 평생 먹어야 건강이 유지되듯이 고혈압 약을 혈관 비타민이나 눈 보호제로 생각하고 의사 처방이 있으면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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