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병원도 폐렴등 2차 감염 노출

대학병원 로비서 2차 감염균 검출

지난 2010년 미국에서는 병원 내에서 패혈증이나 폐렴에 감염돼 한 해 사망하는 사람이 4만 8000명에 이르며, 치료비용도 80억달러(약 9조원)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당시 라마난 나스미나라얀 박사와 아눕 말라니 박사 연구팀은 조사결과를 미국 의학 전문지 ‘내과학 기록(Archives of Intern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환자들의 패혈증과 폐렴은 대부분 병원 내 감염으로 생기며, 포도상구균처럼 항생제로 쉽게 제거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가 병원 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패혈증은 세균이 들어와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환자들은 이 때문에 평균 11일을 더 입원하고 치료비는 일인당 3만3000달러(약 3700만원)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에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폐렴 때문에 환자들은 평균 14일 더 입원하고, 4만6000달러(약 5200만원)의 치료비를 추가 지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스미나라얀 박사는 “병원 내 감염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의료비 지출을 늘리는 주원인”이라며 “병원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해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국내 유명 대학병원의 로비도 환자들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는 그람음성박테리아와 곰팡이 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팀이 전국 6개 대학병원 로비에서 지난해 1월부터 7월가지 공기 중 시료를 채취해 미생물 오염수준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연구팀이 조사기간 6개 대학병원의 로비 중앙에서 모두 76개의 공기 중 시료를 채취해 오염 정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시료 중 84.2%에서 그람음성박테리아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적인 박테리아 검사에서는 76개의 시료 중 36%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그람음성균은 살모넬라균·이질균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 질환자에게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과 요로 감염 등의 2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박동욱 교수는 “병원 내 공조장치에는 오염 공기가 모이는데다 습기도 높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쉽다”면서 “감염 우려가 큰 수술실, 응급실, 소아 병동 등을 중심으로 평가와 관리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환경공중보건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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